'황경신'에 해당되는 글 2건

  1. 무거움과 가벼움 2011.04.22
  2. 천년동안 2011.04.11

무거움과 가벼움

from soul vibration 2011. 4. 22. 09:54

황경신 "생각이 나서" 라는 책을 끝냈다.
황경신의 책은 단편 모음보다는 장편 소설을 더 좋아하는 편에 속했지만 이 책은 감회가 새로웠다.
이 책은 일기/에세이/허상의 비율이 적절했다고나 할까.
그 부제 그대로 '한뼘노트' 가 맞았다.

하나의 이야기가 평군 1-2페이지로 끝나는 이 책을
하루에 몇 쳅터씩만 읽으려고 시작했것만
어느새 나는 또 그녀의 글귀에 매료되어 예상보다 일찍 끝내버렸다.

마음에 든 글이 너무도 많아 다 기억도 못할 지경이지만
그 중 유독 무거움과 가벼움에 대해 적어내려갔던 부분이 내 뇌리를 자꾸 두들김은
최근 다운받아서 듣게 된 라디오의 내용에서도 무거움/가벼움에 관한 이야기를 했기 때문일까.
그렇게 사색에 빠져있는데 마침 흘러나온 이적의 "매듭"이란 노래에서도
무거움에 관한 가사가 머리구절에 나와서 일까.

무거운 것을 의로 여겨 내가 감당하기엔 너무 벅찬 허세를 부린걸까.
하지만 난 그것이 옳은 줄 믿었고, 숭고하다고까지 여겼다.
내 딴에는 그것이 진지함이고 성숙이였기에
땅으로 떨어질 짐이 되버릴 거란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

그렇지만..
무거운 것은 떨어지고, 가벼운 것은 날아간다.

성경적인 것을 떠나 이것이 자연과학의 법칙이라면
그리고 그 밸런스를 완벽히 유지하는 것 따위 애초에 가능하지 않다면
나는 내 역량 이상으로 무거운 것을 지고 있었던 것이고,
차라리 지금은 갈대나 깃털처럼 가벼워져 날라가고픈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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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동안

from very moment 2011. 4. 11. 09:24



한 천 년 버틸 집을 지으려면 한 천 년 사는 나무를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람은 천 년을 살지 못해도 집은 천 년을 살아야 한다며, 목수들은 천 년 살 나무로 천 년 살 집을 짓는다고 한다. 천 년 살 나무를 자를 때는 나무의 휘어짐을 따른다고 한다. 휘어짐을 무시하고 직선으로 자르면 나무는 천 년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진다고 한다. 누군가를 천 년 동안 사랑하려면 거의 휘어짐을 볼 수 있어야 한다. 그가 그 사랑 안에서 살아 숨쉴 수 있도록 그의 굴곡을, 그의 비뚤어짐을, 그의 편협함을, 그의 사소한 상처와 분노와 아픔을 이해해야 한다. 당신은 어떤 방식으로 어떤 방향을 향해 휘어졌는가. 나의 휘어짐을 당신은 받아들일 수 있는가. 우리의 휘어짐은 서로를 내치는가, 아니면 받쳐주는가. 우리는 사랑을 지을 수 있는가. 천 년 동안 지속될 사랑이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당신과 나는.

19 AUGUST 천년동안
황경신 <생각이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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