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다.
아시아 문화권에서 자랐고, 그 영역은 내가 어딜 가도 따라오기에
봄이라는 계절은 늘 만남과 이별이 동행하는 시기이다.
그것은 어쩜 내가 유치원을 졸업하고 초등학교에 입학한 16년전과 크게 다를 게 없다.
어김없이 이번 봄에도 그러한 이별은 찾아왔고, 계속 찾아오고 있다.
여러 말과 표현, 형용사들이 너무나도 많이 떠오르지만
긴말할 것 없이 이곳과 저곳에서의 삶을,
특히 신앙인으로서 살아간다는 것의 현실을 객관적으로 바라본다면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두려운 일인지 알 거다.
그러니 그 생각만 하기에도 막막한 말에 덧붙일 위로는 생략한다.
단지 그 앞길에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이 매 순간 임하여달라고
우리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기도를 할 수 밖에 없다.
그렇지만 그 순간에도 나는, 언젠가는 내가 처할 수도 있는 그 입장에
내 자신을 바꿔놓아 보고는 시뮬레이션 하기에 바쁘다.
또 한숨이 나온다.
나는 아직도 이렇게나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다.
강모간사님께서 떠나가는 자매님들에게 향하여
우리 있는 이곳을 신앙의 친정이라 부르셨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내게도 신앙의 친정이라 부를 수 있는 이 곳을
대성통곡 하지 않고 떠날 자신이 눈꼽만큼도 없다. 적어도 지금은...
이런 연습마저 미리 해야되는 것일까.
눈물나게 아름다운 봄은
참 아찔할 정도로 어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