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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이제 슬슬 방학을 끝내야겠다 2015.07.09
  5. 'tis the wedding season 2015.05.14
  6. 우리 부부의 영화 취향 2015.04.24
  7. 아니 벌써 2월이라니 2015.02.03
  8. AU KBS '14 2014.11.07
  9. 평범한 일상 2014.10.30
  10. m street, dc 2013.10.10

이 블로그는 닫습니다

from hur cosmos 2017. 12. 21. 23:29

치기어린 지난 20대, 특히 결혼전 싱글시절 20대의 고민을 나름 많이 털어냈던 블로그를 닫으려고 합니다.  

글을 쓰지 못하고, 글을 쓰고싶은 만큼 마음에 윤기 혹은 습기가 차지 않아 나에게는 노화가 이렇게 오는 것인가 매우 아파한 2017 하반기였습니다. 그치만 아주 아주 조금씩이지만 머리에 피가 돌고, 가슴에 피가 돌고, 마음에 피가 도는 것 같아요. 아픔이 기쁨이 자극이 되고 있어요. 다시 쓰고 싶어요. 허공에만 흥얼거리던 내 안에 있는 것들에게 모양을 주고싶어요. 


이 블로그에 남겨진 글들 중엔 더 이상 나 자신이 동의하지 못하는 생각들도 많고 그래요. 그걸 부끄러워하는 건 아니지만, 그냥 지난 20대에게 작별하고 이제 진짜 30대를 준비하는 마음으로 이사 준비를 합니다. 새로운 나를 맞기 위해 월동을 준비합니다. 어차피 구독자따위 많지 않은 곳임을 알지만 나 자신에게 작별 인사를 합니다. 새 거처가 궁금하면 따로 연락 주세요. 사실 아직 준비가 된 건 아니지만, 누가 놀러오고 싶어하는 지는 궁금하니까요. ㅎㅎ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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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il, 2016

from hur cosmos 2016. 4. 19. 03:40

열달 넘게 준비해온 여행을 다녀왔다. 내 첫 유럽여행이고, 내 첫 장기여행이고 신혼여행으로 간 칸쿤을 제외하고는 첫 해외여행이다. (물론 일본, 미국, 한국은 제외)


여행 끝무렵 그리고 다녀오고나서의 일상은 엉망진창이고 울고싶은 일 투성이지만 하나 긍정적인 변화가 내게 생겼다면 다시 무언가를 끄적거리고싶은 욕구가 약간은 회복되었다는 것. 결국 이 욕구라는 것은 새로운 input이 내 사고와 감정을 trigger해야지만 튀어올라오는 것일텐데, 그간 내가 새로운 input을 무의식중으로 거부해왔었나? 싶을 정도로 넘쳐흐르는 생각과 감정의 호수 속에서 지난 한 주를 살았다. 물론 그 짧은 시기에 여러 사건사고도 있었다만.


끄적거리고싶은 의지를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별개지만 어찌됐든 휴먼계좌로 돌아가있던 티스토리에 다시 로그인은 했으니, we'll s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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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from hur cosmos 2015. 11. 26. 02:04

어젯밤에 홀로 집에 있으면서 손 빨래를 하는 중 내 머리와 귓가에 "청춘"이란 노래가 계속 맴돌았다. 어차피 재미있게 볼 것을 알았으나 초반 나의 관심을 끌지못했던 응팔을 다 따라잡았기 때문이겠지. 호돌이 해에 태어나 팔팔이 드디어 이렇게나 재조명을 받고 있지만서도 80년대말은 물론 90년대 초반 서울에 관한 기억이 전혀 없는 나는 드라마를 보는 내내, 공감보다는 드라마가 파는 추억을 뭣모르고 사고는 흐뭇하게 관람하는 시청자 한 명일 뿐이었다. 옛 시절을 떠올리는 일이 아주 없던 건 아니지만 잠길 추억이 없는 나는 상대적으로 무덤덤하게 봤었다는 것이다.


근데 갑자기 오열을 하기 시작했다. 아빠 생각이 나서. 가사를 유심히 알고 있었던 것도 아닌데 김필이 부르는 이 노래의 멜로디를 상상하는 것 만으로 그렇게 구슬플 수가 없었다. 


아빠 하면 이야기 보따리를 한 둘은 펼칠 수 있는 나지만, 그를 떠올리며 가장 먼저 수면 위에 오르는 나의 '감상'내지 '인상'은 부도덕하고 불성실하고 무책임했던 가장도 아니며, 말 그대로 찬란한 것을 잃어버린 인간이다. 


중학교인가, 여튼 십대 시절, 부모의 separation이 내 안은 물론 가족들 사이에서도 공식화 되기 조금 전, 일본에 홀로 있던 그는 좇기는 신세가 되었었다. 그 소식을 처음 접했던 내가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그의 생명도 건강도, 금전 상황도, 그를 그 상황으로 몰아간 자도 아니고 그가 버리고 떠나야 했던 집에 있는 물건들이었다. 아빠가 아끼던 음반들. 많지는 않았으나 늘 그자리에 있었던 책들, 그리고 우리가 함께 쳤던 전자 피아노. 


나는 아빠를 많이 닮았다. 그리고 유년기 시절 추억은 대부분 아빠와 함께 쌓았기 때문에 내 안엔 그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다. 유전의 힘을 무시할 수 없겠으나 이건 교육의 힘이라 봐도 무방하겠지. 나에게 온갖 스포츠를 관람할 수 있는 법을 가르쳐준 것도, 컴퓨터를 다루는 법을 알려준 것도, 게임을 포함한 온갖 전자기기를 제공해준 것도, 나와 함께 TV를 봐준 것도, 파바로티를 알려주고 조용필과 송창식을 언급해준 것도 모두 모두 아빠였다. 고상한 취미 따위 가질 시간 없이 살아온 엄마에게는 미안하지만, 난 그가 내게 물려준 모든 것을 아끼고 사랑한다. 


그들이 사는 세상이라는 드라마에서 송혜교가 맡았던 정준영이 자기 아빠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이 있었다. 아이에게 보들레르를 읽어주며 시처럼 인생을 살라 하셨던 교양 있는 아빠. 드라마 주인공의 아빠와 나의 아빠는 전혀 전혀 다른 인물들이지만 그 설명 속에서 내가 아빠를 향해 가진 자부심과 애정의 모양을 찾은 듯한 느낌이었다. 


최근에 오랜만에 아빠 이야기를 한 탓도 있겠지. 그분과의 대화로 나는 위로를 얻고, 그 분은 뭔가 단서를 찾는 듯한 인상이 있었다. 외동딸은 가진 아빠로서, 그리고 나와 MBTI 및 에니어그램 성향이 같은 아내 분은 둔 남편으로써. 그리고 응팔이란 드라마, 그리고 그 노래까지 겹쳐져 이 사단(?)이 난 게 아닌가 싶다.


아빠는 어쩌면 나만큼은 아까워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 그가 버릴 수 밖에 없던 그 많은 것들을. 어려운 상황 가운데에서도 그런 것을 나름 즐기며 살았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지난 30년 가까운 세월은? 그가 살아온 세월을 보며 남들은 욕을 하고 비난을 하고 혀를 치겠지만 나만큼은 적어도 나만큼은 그걸 인정해주진 못해도 이해하고 싶다는 건 자만일까. 그치만 그런 거창한 '평가'를 그의 입으로 들을 수 있을까? 우리 사이에 그런 시간이 허락되어 있을까? 그가 그걸 객관적으로 논할 수 있는 정신이 아직 있을까? 


지나가버린 세월을 두고 져버린 청춘을 두고 아빠는 흐뭇한 미소를 지을 수나 있을까? 나 혼자 엉뚱한 걱정하는 거라고 자명되었음 좋겠다. 김창완은 이 노래를 아기 돌 때 지었단 이야기가 있던데, 그의 청춘은 얼마나 찬란했기에 싶다. 아 청춘의 무게가 고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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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따위 없는 직딩의 삶이다만, 캠퍼스를 기웃거리며 살다보면 그 사이클에 몸을 맡기게 되곤 한다. 내가 성경공부로 섬기는 캠퍼스가 방학을 한지 두 달정도가 됐다. 그말인즉슨 아침 출근길에 조는 둥 마는 둥 건성으로 하는 qt라 읽고 성경 억지로 흝어보기를 제외하고는 말씀을 스스로 보는 행위를 쉰지도 그정도가 됐다는 것..ㅋ 


분기점을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곧 있음 한 살 더 먹기 때문이 아니라... 이번 주말에 아마 내 삶에 좋은 파동을 던져줄 수양회를 앞두고 있어서가 아니라, 이제는 그만 놀고 시동을 걸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허구헌날 말씀의 능력에 대해서, 우리가 얼마나 말씀을 보지 않는지에 대한 토로와 토론과 잔소리를 늘어놓고 사는 우리 부부인데 우리 남편만큼 진실하고 건설적이지 못하다, 확실히 나의 삶은.


노는 거 좋았다. 많이는 아니지만 책도 읽고, 만화책도 꽤 봤고, 게임도 좀 한 것 같고, 티비도 꽤 봤고. 시간이 남긴 하나보다. 스스로도 이야기했다. 말씀 안보니 넘 편하고 좋다고ㅋ 근데 얼마전 남편이 드디어 말씀 좀 보라고 지나가듯 한 마디 던졌네? 


네네. 슬슬 말씀이 보고싶어지네요. 스스로 이렇게 말하고 내딛는데 이정도 시간이 필요해씀다. 두달 놀고 이 허함을 다시 직시하고 튠업 하고싶어진 거면 꽤 괜찮은거 아니야?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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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s the wedding season

from hur cosmos 2015. 5. 14. 05:24

바야흐로 결혼식 성수기가 왔다. 봄이 되기가 무섭게 매 주말마다 보이는 지인의 혹은 지인의 지인들의 결혼 사진들. 요 2,3년 사이 그런걸 접하는 것이 그닥 놀랍지 않은 나이가 되어버렸다. 그런데.. 그렇게 주변의 결혼 소식을 더 접하면 접할수록 조금씩 또 들려오는 건 누군가의 파혼 소식이기도 하다. 


얼마전 지인이 결혼식을 몇 주 남기고 사정상 연기하게 되었다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원체 조심스러운 이슈인지라 이것이 연기인지 취소인지 당사자들에겐 물론 주변에도 섣불리 물을 수 없지만, 취소가 될 가능성 또한 있는 연기로들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 


이유야 어찌 됐든, 그 엄숙하고 거룩한 서약을 행하기 전에 상황에 떠밀리는 것이 아니라, 다시금 그분의 뜻을 헤아리고자 하고 있는 모든 분들의 용기와 힘든 마음에 박수와 격려를. 물론 결혼 생활이 결혼식 준비보다는 훨씬 훨씬 어려운 것이겠지만, 그 식까지 치루는 것이 어떤 이들에게는 이토록 순탄하지 않고는 하는구나 싶어 마음이 무겁다. 


그리고 다시한번 내가 서약하기 전에 느꼈던 두려움이 기억나고, 그들이 얼마나 깊이 고민을 했든 안했든, 나중에 그 약속이 깨졌든 안깨졌든 간에 그 순간 결혼 서약에 "예"라고 대답할 수 있던 모든 마음들을 향한 존경심을 얼마나 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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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의 영화 취향

from hur cosmos 2015. 4. 24. 06:10

올해초인가 작년말인가 한참 왓챠에 빠져서 우리 둘이 열심히 영화 성향을 분석하던 중에 나눈 대화.








해리포터 시리즈 중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데 3편이랑 7편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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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벌써 2월이라니

from hur cosmos 2015. 2. 3. 03:40

아니 이런 클리셰스런 말이 다 있던가. 벌써 새해의 한달이 자나갔다니.

근데 돌아보면, 늘 후반기에 비해서는 연초가 유독 빨리 지나가는 것처럼 느끼는 것 같다.


지난 5주동안 친한 지인들의 약혼소식 두건과 한 건의 결혼식, 한 건의 비보와 두 번의 회사 은퇴파티가 있었다.


집에는 도련님이 한국에서 방문중이고, 1년반이라는 고달픈 시기를 지나 우리 남편은 드디어 출근을 시작했다.


여러 시작과 끝이 동반된 흥미로운 한 달이었다.


긴 연애에 끝같지도 않은 종지부를 찍고 앞으로 나아가지도 뒤로 돌아가지도 못하는 친구가 있다면

한 학기동안 숨겨왔던 연애사실을 커밍아웃하여 온갖 흥미로운 애정행각으로 나에게 재미를 안긴 애들도 있다.


---


++

그리고 2월이 채 끝나기도 전에 또다른 결혼소식..! (거의)모쏠녀의 연애+결혼소식 콤보 이게 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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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 KBS '14

from hur cosmos 2014. 11. 7. 23:33





















요즘 나를 살맛나게 하는 분들. 격주로 준비하는 간식+말씀 인도이지만 식성 좋은 90-95년생들 대접하려니 몸도 마음도 지갑도 좋은 의미로 너덜너덜해진다. 어딘가에는 96년생 신입생도 숨어있겠지만.. 여튼 95년생 열여덟살 영혼들을 매주 만난 덕분에 요즘들어 92,93년생들한테 "늙었다" "한 물 갔다"라는 말을 할 줄 알게 되었다.


마음처럼 머리처럼 몸이 따라주지 않아 너무 힘들고 속상한 묵상+인도의 여정이지만, 그마저도 감사하다. 묵상을 더 하지 못해 속상한 마음, 그들을 위해 더 기도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 이런 마음을 가져보는 것 자체를 지난 2,3년간 얼마나 바라왔는지 모르겠다.


아직 갈 길이 멀고, 시간은 한정되있지만 미국의 수도 외각에 있는 이들, 마치 무슨 시골분교같은 분위기를 피우는 이들과 함께 그의 나라를 맘껏 즐겨보고싶다.



다음주엔 내 인도 차례인데 야이로+혈루증+오병이어 콤보이다 ^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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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일상

from hur cosmos 2014. 10. 30. 22:43

그것이 좋든 나쁘든간에 감정이 격양되어 생각이 난무할 때에는 마음 속에 draft만을 남기게 되는데,

막상 지금처럼 짧게나마 무언가를 실제로 끄적거리게 만드는 건 일상의 지극히 평범한 순간들이다.


1년 3개월 가까운 시간을 출퇴근 길 집 근처 전철 역으로 남편이 라이드를 해주었는데

집앞 골목에서 아침부터 웬일로 처음으로(!) 어떤 차가 우리에게 양보를 해주어 남편이 신나했었고,

상사가 우리 부서(라 해봤자 두명)한테 이야기도 하지 않은채 새로운 업무를 추가한 것 같은데도

상사에게 poor management에 관해 따질 수 있는 건덕지가 생긴 상사의 생일인 오늘... 뭐 이런 날 말이다.


흠. 써놓고보니 생각보다 해피한 아침이었던 것도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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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 street, dc

from hur cosmos 2013. 10. 10. 12:46





퇴근을 하고, 성경공부를 하는 캠퍼스에 홍보용 플라이어를 붙이러 가는 막간을 타 오랜만에 조지타운에 나가 바람을 쑀다. 질리도록 왔는데도 질리지가 않는 거리 M street. 전에 학교 캠퍼스에 살 땐 툭하면 나오곤 했던 이 거리이지만, 어느새 내게 '나들이' 마실 나와야하는 동네가 되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나 지금이나 내게 이곳은 참 기분 좋은 곳이다. 혼자 그렇게 가게들을 거닐고 아이쇼핑을 하고있는데.. 하늘이 참 예뻤고, 그 예쁜 하늘 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이 많이 눈에 띄었다.


7년전 내가 처음 이곳 디씨에 발딛었을 무렵, 내가 이 도시와 사랑에 빠진 몇몇 순간들 (+풍경들)이 있는데, 그 무렵의 감정들을 아주, 매우, 생생히 상기시켜주는 광경과 가을 공기를 만났다. 성경공부에 아무도 나오지 않아서가 아니라, 남편이 아직 취직이 되지 않아서가 아니라, 나의 삶이 아직 안정이 되지 않아서가 아니라.. 내 열여덟살 무렵과 너무나도 똑같은 하늘에 괜시리 눈시울이 붉어졌다. 풍경은 그대로인데, 사실 그 사이사이를 보면 이 거리도 참 많은게 변했다. 내가 한 번 다녀 갈 때마다 가게 한둘이 닫혀있는 모습에 아쉬워하고 또 새로 열릴 가게 간판에 놀라고(진심!) 내가 이 거리를 걸으면서 생각나는 사람도 그새 참 많이 바꼈구나 뭐 그런 감상에 젖은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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