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gnorance is not a bliss

from hur cosmos 2010. 6. 16. 08:25

내가 참 좋아하는 일본어 교수와 오랜만에 얘기를 나눴다.
드라마 얘기부터 시작해서 사생활까지 꽤나 넓은 분야로 수다를 떨곤 해
이분과 보내는 시간은 참 즐겁고 유익하고 시간이 후딱 날라가게 한다.

그치만 무엇보다 이 사람과 마주앉을 때마다 보게 되는
그의 교수직 내공과 프로 의식, 그리고 현실적인 분석 능력과 정직함은
스승과 제자를 관계를 떠나서, 인간으로써의 존경심을 품게 한다.

그런 사람과 오늘 고작 한두시간 대화를 나눈 것이
오랜만에 나 자신을 직면하는 좋은 시간이 되었다..... 만......

나의 4년의 대학생활은, 안타깝게도 후회와 미련 투성이여서
떠올리면 밀려오는 회의감으로 괴로워지기때문에
가능하면 긍정적으로... 아니 가능하면 상기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렇지만 당장 능력과 기술이 필요한데
내가 지닌 건 아무것도 없어서 절망스럽고
그 책임은 자연스레 내가 허비해버린 시간으로 옮겨진다.

나는 겸손하지 못했고, 겁이 나 도전하지 못했고, 그 무엇보다도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
그 뒤에 어떠한 타당한 이유가 버티고 있었던 간에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라는 사실 하나 만으로도 크나큰 죄 아니었을까.

그리고 그 당시에, 죄를 죄인줄 모르고 지었을지언정
그 죄의 대가는 결코 나를 비켜가지 않는다.

나도 모르는 새 지었던 수많은 죄의 대가가 
이렇게 한거번에 나를 덮치고있는데
'살아남는 것 만으로도 벅찼다' 라는 말 외에는
내게 호소할 길이 없는 것이 참 아니꼽다.

이래서 결국 모르는 건 죄라는 거다.

적어도 내가 살아온 이 짧은 인생길에
모르는 것이 내게 약이 된 적 따윈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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