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읽은 두 권의 책.


장강명 - 한국이 싫어서 (민음사)


읽게된 계기가 조금 웃긴데, 하루 이틀의 간격을 두고 랜덤한 두 사람이 이 책을 언급하는 걸 보고 기억에 인풋되어버려서 다른 책을 주문하며 무료배송을 받귀 위해 막판에 장바구니에 넣고 구매하게 된 책. #이렇게_편하게_읽어내린_한국_소설은_처음이얏 #라고_평소_독서량이_매우_적은_내가_말한닷


읽는 많은 사람들이 주인공 계나의 마음과 말에 '맞아 맞아'라며 맞장구를 치면서도 실상에서는 그녀의 주변인물들 처럼 반응을 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주변인들을 바라보는 계나의 관점에 감정 이입이 되지 않고 묘한 괴리감을 느낀 것은, 아마 나는 계나가 하는 고민을 몸소 해보기도 전에 그녀가 한 선택 위에 나 자신을 놨었기 때문 아닐까ㅋ 


계나가 이야기한 행복론에 동의를 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과연 그 끝에 있는 건 정말로 행복인가 싶다. 기회가 제공되는 환경과 애티튜드, 그리고 인생을 둘러싸는 수많은 시선들과 세계관들의 상관관계를 잠시나마 고민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chaos 안에 허덕이는 청춘 여기 한 명 (새삼) 추가염.



김민정 - 엄마의 도쿄: a little about my mother (효형출판)


트위터를 계기로 알게된 도쿄에서 글 쓰며 육아하시는 분께서 돌아가신 어머니를 기억하기 위해 쓴 에세이. 출판된지 1년 가까이가 흘렀는데 이제서야 손에 넣어 읽게 되었다. 도쿄, 신주쿠, 부모의 애인, 심야 노동, 카페 르누아르 등 친숙한 키워드들을 이미 접했던지라 읽으면 공감이 많이 될 것 같단 생각을 했었다. 막상 책을 열어보니, 당연하게도... 작가와 작가의 엄마의 삶은 내가 경험한 것과는 무엇하나 닮은 구석이 없었지만, '만나서 너무 반갑다' 라는 인사를 건내고싶은 책이 되었다. 엄마라는 키워드 하나만으로 많은 사람에게 공감이라는 가벼운(?) 표현을 뛰어넘는 유대감이 형성되는 책인 것 같다.


(개인적 여담) 나에게 도쿄는 사실 아빠의 도시이다. 그만큼 일본에서 함께 보낸 시간과 기억들은 엄마보다는 친 아빠의 얼굴로 가득차있다. 신주쿠'구'에 살았던 우리는 책에서 언급된 곳곳을 누비고 다녔을 거다. 어릴 때이니 장소에 대한 기억이 뚜렷하진 않지만. 그도 그럴 것은, 우리 엄마는 밤부터 새벽까지 일을 하셨었으니까. 지금의 내가 해석하기에 도쿄는 우리 엄마에게 다시는 돌아가기 싫을 곳일 법도 한데, 우리 엄마는 종종 일본이 얼마나 살기 좋은 곳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하곤 하셨다. 치안적으로 서울이 도쿄보다 더 무섭다 하셨을 땐 정말 이해가 안갔었다. (이제는 오히려 납득이 가지만..)


다 큰 어른이 되어 자신의 부모를, 그것도 한 여자가 자신의 엄마를 기억하고 묘사하는 방법은 이리 아릴 수 밖에 없는건가 싶어 서글퍼졌다. 책을 읽으며 자꾸 먹먹해질 수 밖에 없던 건, 책을 읽는 내내 나 또한 '우리 엄마의 도쿄'와 '우리 아빠의 도쿄'를 써내려가게 되어서 그랬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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