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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봄날은 계속 되다 2012.04.10

봄날은 계속 되다

from hur cosmos 2012. 4. 10. 23:51


봄 기운에 취해 헤롱헤롱거리다가도 24/7 밝은 기운으로 살아지는 건 아니다.

봄이 가져다 주는 조증이 벚꽃과 함께 져버리고 울(鬱) 모드가 와버린 것일까?


1.

이젠 매 해가 다르게 결혼 소식을 많이 접하는 나이가 되부린건지

2009년에 교회/dc kbs공동체의 결혼 러쉬에 버금가는 해가 왔다.

그중에는 아 드디어 가는구나! 싶은 쌍부터 헐? 스러운 커플까지 다양하다.

그렇지만 마음을 싱숭생숭하게 만드는 건 다름아닌 내 또래들의 결혼 소식.

사실 내가 접한 올 결혼/약혼 소식중 꽤 많은 예비신부들 연령대가 86-88, whoa.

결혼이란 예전부터 나의 최고 관심사이며, 최고 기피 주제이기도 했다.

내가 꿈 꾸는 이상적 결혼을 말로만 얘기할 수 있다면 얼마나 즐거울까?

그렇지만 나는 그 이면에 감내해야 할 어려움만을 묵상하고 있는 나.

룰루랄라 행복한 마음으로 어리숙하게 결혼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썩소 날려주고있다. 허바리새..ㅋ

2.

old rag mountain 하이킹을 준비하는 과정에 있는데 골치가 아프다.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기 위하여 1월초부터 정해놨던 날짜를 사정때문에 미루게 된 것 

+ 결혼식과 겹침 + 하이킹 코스가 어렵고 오래 걸린다는 팩트가 짬뽕인 것도 모잘라

추진력도 발도 없는 내가 이런 걸 어레인지 하려니 정말 답이 안나온다ㅋㅋㅋ


3.

한국은 총선날이 다가왔다. 그리고 한국과 더불어 올해는 미국도 대선이 있는 해이다.

그리고 그러한 계기를 핑계삼아서라도 오랫동안 관뒀던 

사회/정치 이슈와 친숙해지기 프로젝트-_-; 를 본격화 시키려고 하고 있다.

사실 학부 공부를 할 때도 억지로-_-; 했던 일이니 저 말을 한다한들 얼마나 실행이 될까 싶지만.

내가 차차 그쪽 화제를 회피하기 시작한 이유는 

나라는 존재의 무력함이 드러나고, 거기서 비롯되는 감정낭비가 너무 컸기 때문이다.

노력을 게을리 할 수는 없으나, 옳지 못한 사회구조와 부조리를 바꾸는 건 쉽지 않다.

그때부터일까, 세상을 향한 눈을 조금 닫혀지고 내 안에서 거룩한 것과 세속적인 것이

technically 틀리지는 않았으나 옳지 못한 방법으로 이분화 되기 시작한 게.


4.

사람을 바꾸는 건 정책이 아니라 사랑이다. 복음이다.

그걸 간판삼아 나는 얼마나 많은 관계를 의식/무의식적으로 끊어왔던가.

나를 살린 말씀을 접하면서 나는 더 배타적이 되었다.

그리고 그 배타적 테두리에 들어온 사람들에게만 이타적인 관심을 배풀었다.

그런데 요즘들어 그 끊어졌던 관계들이 무척이나 아른거린다.

내가 캐어해왔으나 나의 미숙함으로 연락이 끊긴 사람들도 아른거린다.

지난 일년을 있는 힘껏 나를 위해 투자하고 나를 묵상하고 나하고 화해하고

이제 조금씩 안정기에 들어서고 나니 옆 사람들과의 관계에 주목하게 하신다.


5.

위에서처럼 나같은 경우 세상과 구분되는 거룩함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세상과 관계 속에서 나 자신을 고립시키며 약간 극단적 배타주의를 행해왔다.

이제는 그 배타적인 안전지대를 깨부수고 내가 먼저 그들에게 손내미는,

이해할 수도 이해하고 싶지도 사랑할 수도 사랑하고싶지도 않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회복하라는 지시가 조금씩 오고 있는 것 같다.

이런 변화들이 단계별로 나뉘어진채 내게 다가오며

그렇게 차근차근 밸런스를 맞춰가며 천천히 변해가는 것.

이런 과정을 겪는 게 나만 그런 건 아닐거라는 생각에 위로가 된다. 

말씀의 능력을 깊이 경험한다고, 당장에 삶의 모든 영역이 성숙해지는 건 아닌 듯 하니.


6.

그런 측면에서 지난 두 번과 다가오고 있는 올 코스타의 주제가

내 삶 속에서는 뚜렷한 연계성을 띄우고 있는 것 같단 생각을 했다.

앞으로 이 주제를 묵상하고 집회를 참석하면서,

세속적 노블리스 오브리제를 행함으로 자기 만족과 나의 의를 채우는 게 아닌

먼저 낮아지심으로 우리에게 다가오신 그리스도를 이해할 수 있었으면, 

이웃 섬김이 자연스럽게 행위에 옮겨짐을 경험했으면 좋겠다.

자기만족에 찬 웃음을 짓는 대신, 가슴을 후벼파는 눈물을 흘릴 수 있었으면 싶다.


정말 진심으로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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