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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축하받고픈 일을 축하받는 것 2012.08.18

솔직하지도, 착하지도 않으며, 독점욕까지 강하고, 은근 사람을 향한 호불호가 뚜렷한 나는 '좋은 소식' (e.g. 교제 and/or 결혼)을 접했을 때, 바로 축하한다는 말을 던지기 보다는 그 짧은 순간에 그 소식에 대한 나의 감상평을 머리속이 떠올리며 주츰거리는 류의 기분나쁜 사람이었다.


1,2년전에, 룸메이트였던 언니의 갑작스런 교제소식에 기뻐하기보다는 너무 화들짝 놀라, 나한테 이야기 해주지 않아 속상했던 마음에 울었던 기억도 나고ㅋㅋㅋ 그닥 친하지 않은 지인들의 약혼/결혼 소식에 참으로 기뻐해주기보다는 '훗 너가..?' 이런 마음을 많이 품기도 했다. 올 것이 왔다 하는 사람들에게도 "축하한다"는 말을 먼저 하기보다는 조금은 거만한 투로 "언제 하나 했어요~"스러운 코멘트를 더 잘 던졌던 것 같다.


한 마디로 "축하한다" 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니었다. 이 기분 나쁜 사실을 발견한 후, '의지'적으로 '자연스러운' 축하를 하는 방법을 조금씩 터득해나갔지만.. 뭐 여튼.


최근에 축하받고싶은 일을 겪으며,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예민하게 살펴보게 되었다. 나 역시도 놀랐었지만, 주변 반응 또한 과간인 경우가 많았다. 의도하지 않은 사람에게 알리게 되었을 경우에도, 유난을 떨며 기뻐해준 덕에 기뻐하는 것 조차 부끄러워하는 나까지 덩달아 더 좋아할 수 있는 계기도 되었고.


예민하게 군 탓인지, 역시나 조금 더 격하게 기뻐해줬으면 했던 반응들도 있었다☞☜. 그리고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 엄마의 반응은 역시나 ouch... 아무리 예상은 했다지만 축하는 커녕 {약간의 비약을 더해서} 싸움으로 번지게 만들었으니 나도 참 아직 갈 길이 멀다.


여하튼 아직 완존 공식화한 것은 아니지만, 참 감사하고 기쁘다. 그러나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거리에 있다거나, 덜 친근한 관계가 아닌 이상, 좋은 소식은 face to face로 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교훈을 얻은 것 또한 사실.


축하받고픈 일을 축하받을 수 있다는 건, 엄청난 축복인 것 같다. 만인에게 알리어 자랑을 하고픈 마음은 아니지만, 최소한에 내가 사랑하는 나의 주변인들한테 축하를 받는 것 또한, 모든 사람이 당연히 자연스럽게 누리는 것은 아닌 듯 하다.



가장 호들갑을 떨어줄 것을 예상한,

그리고 또 그리 해준 SY에게 special thank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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