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진 기자.
그 이름을 처음 듣게 된 것은 한참 성시경의 푸른밤을 듣던 2007,8년.
그후 세월이 약간 지나 나는 라디오를 다시 듣기 시작한지 반년이 되었고,
요즘에는 그를 유희열의 라디오천국과 그의 블로그를 통해 정기적으로 접하고 있다.
빨간 뿔테가 묘하게 어울리는 그의 인터뷰가
내가 사랑하는 잡지 PAPER에 실렸었단다.
그의 블로그에 올라온 그 인터뷰 기사를 읽는데..
묵상(?)하게끔 만드는 부분이 여럿 있었다.
- 초반 인터뷰를 잠시 복기하면, 본인이 행복한 사람은 아니라고 하셨어요. 그런데 지금 본인이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고. 약간 상충되는 면이 있는 것 같아요.
저는 그런 거예요. A라는 사람과 B라는 사람이 있어요. A는 행복한 일이 세 개 있고 나쁜 일이 일곱 가지 있는 사람, B는 행복한 일이 일곱 가지 있고 나쁜 일이 세 개 있는 사람이에요. 행복의 수로 따지면 B가 행복학 A는 불행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아니라는 거죠. 왜 그런가 하면 행복은 행복으로 느껴야 진정한 행복이 되는 거거든요. 행복의 수용도라고 해야 하나? 어떤 사람은 행복 유전자를 타고나는 거고, 어떤 사람은 행복 유전자를 못 타고나는 거라, 행복 유전자가 없으면 삼성 재벌의 둘째 아들로 태어나도 불행할 거예요. 저는 운은 굉장히 많이 타고났어요. 하지만 행복한 사람은 아니에요. 별로 안 좋은 거죠. 그만큼 운을 타고났으면 감사해서라도 행복해야 하는데 말이죠.
- 말씀 중에 '심하게 말하면'이란 식의 표현을 자주 사용하셔서 드리는 질문인데. 생각을 주로 '심한 쪽'으로 하시는 편인가요? (웃음)
아니요.(웃음) 제가 말을 방어적으로 해요. 그리고 저 자신에 대해서 아무렇지 않게 깔아뭉개면서 얘기하는 버릇이 있어요. 머리가 나빠서 손발이 고생한다는 식으로요. 이런 타입의 화법을 가진 사람의 특징을 굳이 얘기하자면, 남한테 싫은 소리 듣기 싫어한다는 거예요. 일종의 방어벽이죠. 내가 상처받지 않으려고 심리적으로 울타리를 만드는 거예요. 그런 성향을 타고난 것 같아요.
- 그의 글 쓰는 형식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저는 형식주의자인 측면이 있어요. 제가 자주 언급하는 말인데, 예이젠시테인이 '형식은 이데올리기의 벡터다' 라고 한 말이 있어요. 저는 거기에 공감을 하고요. 결국 예술을 예술이게 하는 건 형식이라고 생각해요.
<페이퍼 3월호 인터뷰 중>
http://blog.naver.com/lifeisntcool/130106327634
모든 글쓴이가 그런 것일까? 아니면 그 나이가 되면 다 그렇게 되는 것일까?
참 깊은 자기성찰을 오랫동안 거듭하며 깊은 내공을 쌓은 사람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본인의 여러 부분을 인정할 줄 아는 어른이라는 생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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