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여년의 미국생활 동안 서울과 디씨를 오가며 일본을 경유한 확률은 80%에 달했을 거다. 그러나 내가 마지막으로 일본을 방문 목적으로 다녀온 것이 2004년 여름이니 2013년이 땡하고 시작하자마자 다녀온 일본 여행은 나를 8여년만에 나리타 공항 밖으로 나오게 한 여행이었다. 


그러나 이 여행이 특별했던 것은 일본여행이라는 그럴싸한 딱지 뒤에 붙은 상견례라는 목적. 이유야 거두절미하고 이런 저런 사정과 상황들로 인하여 한국과 미국의 중간지(응?)에 있는 일본에서 가족 대 상봉을 이루게 되었다. 저가로 다녀올 수 있는 여러 방법을 모색하던 중 우리 가족에게는 생전 처음으로 일본 패키지여행이라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고 일본에 더 머물고 싶었던 난 패키지로 있던 3박4일에 몇 박의 자유여행을 덧붙이고 다녀옴.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인천에서 일본으로 출발하는 날 이례적인 급채+몸살에 걸려 공항에서 비싼 약 사먹고. (그래도 그 사이 면세 주문했던 내 미러리스 카메라를 픽업하고♥♥♥♥) 우리 비행기는 인천->시즈오카 행 OZ126편. 두 시간밖에 안되는 주제에 기내식 나오는 비행편을 너무 오랜만에 경험해서 감격이... 라고 할 것도 없이 밥도 제대로 못먹어 난 병자 행세를 해야하는게 어찌나 서럽던지. (아시아나는 근 15년 이상은 안탔던 것 같다. 혹시 처음인가?!) 일본 도착하자마자 시작된 빡센 스케줄에 틈틈이 껴있는 투어관광용 below average 식사도 손을 못댄 채 첫날을 보냈다. 아무리 빌로우애버리지여도 일본에서의 식사이니 나에게는 기본 B는 받는 식사였을턴데... 


여튼 그래서 첫날 점심 시즈오카에 도착해서 다도 경험, 기모노 입어보기(우리 가족은 쿨하게 패스) 등등의 잡다한 액티비티는 몸의 기운과 어색함을 이기지 못한 나에게 사진 기록으로 남은 것이 없다. 어색할 수 밖에 없던 이유는 이 시점 멤버가: 나, 우리 부모님, 남편 부모님, 남편 남동생. 우리의 패키지는 첫날부터 인천->시즈오카->동경이라는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었는데 당시 피앙세이시던 그는 미국발이었기 때문에 혼자 동경에서 중간 합류를 해야했다.


아무리 상견례 여행이라지만 공항에서 양가 부모의 첫만남을 행사할 수 는 없기에 일본 출국 전날 서울에서 따로 봬 인사도 드리고 차 한잔 하는 예비 상견례를 치루기는 했으나.. 한 마디로 나 혼자 어색함과 긴장을 이기지 못해 병까지 나 쩔쩔 매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피앙세가 이토록 보고싶고 걱정되던 적이 있던가. 허허.


더군데나 한국에서 출발해 시즈오카를 걸쳐 관광을 소화한 후 동경에 있는 호텔에 도착하는 우리를, 혼자 미국에서 출발해 언어가 전혀 통하지 않을 나라의 도심 호텔로 혼자 와야했던 그를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하다. (내가 해외여행 경험이 많지 않아서 그런데 다들 어떻게 다닌다냐요.....) 내가 백번을 반복해도 반신반의하던 충고: "일본 사람들 영어 못해. 우리가 묵는 호텔 애들도 분명 못할거야. 98% 확신해." 실제로 호텔에 도착해보니 직원들이 영어를 전혀 하지 못해 당황을 하긴 했던 모양ㅋ 여튼, 나리타 공항--고속전철 1시간->우에노 시내--도보20분-->호텔이란 동선을 구글맵 street view로 일일이 도보 거리 사진까지 확인하고 무사히 도착한 그에게 경외의 박수를 보냈다.





첫날 호텔에서 상봉하기 전 투어스케줄로 다녀온 모리타워에서 보이는 동경 야경 + 도쿄타워. 사실 이 야경을 같이 즐기지못한단 사실이 속상해서 구경하는데 집중도 못했(던 것 같)다. 오죽하면 하루종일 다니고 첫 사진이 전망대에서였을까! 더군데나 새로 산 카메라 사용법을 모르겠어서 정말 헤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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