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살아가면서 모든 이의 환심을 사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
분명히 머리로는 알고있지만 저것을 몸소 겪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나처럼, 남의 눈을 과도하게 의식하며
남의 나를 향한 평가로 엄청나게 감정이 요동치는 처자에게는 더더욱.

최근 몇달동안, 아니 어쩌면 1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나는 나도 모르게 어떤 한 인물에게서 미움을 샀다는 피해의식에 갇혀왔다.

말 그대로 피해의식으로 인한 과대망상이기는 하나 이상하게도 그 분께서는, 
내가 남들 앞에 잘 보이고싶어하는 모범생 컴플랙스를 가진 나의 연약함을
벌써 꿰뚫어보시고는 그것을 경멸하다는 듯이 날 처다보는 것 같은 기분도 들게 한다.

근데 더 한건 마치 DMV의 저주와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상하게 그 분 앞에 서면 겉도는 말을 하게 되는 나를 발견하고는 아 좌절...OTL 
그냥 포기하는 마음을 가지려고도 했지만
하필이면 그런 호칭을 가지고 계신 분에게서 
(나 혼자 일방적인 것이긴 하다만) 상처를 받았다는 생각에
나는 이 상황과 나의 속상함이 용납되지를 않았나보다.

그리고 무엇보다 계속 미움을 받고 지내기엔 (어디까지나 내가 만들어낸 피해의식이지만)
내가 너무나도 친해지고싶은 인물이라는 것이다.

여튼 그래서 나 혼자 방방 뛰고 상처받는 것이 참 초라하나
어디서 그런 깡이 났는지 메일을 쓰게 되었다.
위에 언급한 내용은 눈꼽만큼도 들어있지 않는... 그런 메일을.

마치 무슨 나를 돌아봐주지 않는 상대를 향해 짝사랑의 여정을 걷는 것과도 같은 기분.


+
사실 이렇게 글을 쓰던 와중에 벌써 답장이 날라왔다.
그렇지만 그것은 또 다른 이야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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