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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altimore, MD Daytrip (May, 2013) 2013.06.04

Memorial Day Weekend는 매해 뉴욕에 다녀왔던 것 같은데 올해는 그것이 무산. 아쉬운 마음에 아쉬운 사람들끼리 모여 볼티모어 나들이를 갔다. 디씨 부근에 7년에 있는 동안 이번이 세번째 였으니 3년에 한번 오는 꼴인가..?ㅎㅎ 지인이 없는 건 아니지만 이번엔 우리끼리 가는 짧은 나들이기에 어디서 뭘 먹을지 또 열심히 써치써치. 


Stop 1) Lexington Market


출발하기 전날 옐프에서 이런저런 것들을 검색해보는데, 이 마켓 안에서 파는 크랩케익이 그리 맛나단다. 그렇지만 마켓 주변이 매우 스케치하다는 글들이 많았는데 정말 내가 태어나서 가본 곳중 최고로 스케치한 곳에 꼽을 수 있을 정도였다. 아니 고냥 괜시리 겁을 먹은 것도 있지만☞☜ eat crabcakes and meet crackheads가 농담으로 들리진 않았다. 그치만 다행히 마켓 안, 특히 Faidley's가 있는 쪽 입구는 백인과 아시안들이 득실득실. 사실 마켓 안이 전반적으로 한인 분들이 운영하시는 가게가 많더라. 크랩케익 파는 곳과 굴 파는 곳이 주인은 같으나 다른 가게처럼 되어있다. FORGET VIAGRA EAT OYSTERS를 보고 팀버튼을 떠올리는 누군가가 있다면 당신은 덕후입니다. 



식당은 올스탠딩식. 줄 서고 있는 사람들 옆에두고 먹어야 하니 북적북적 정신이 없다. 정말 말그대로 시장바닥. 크랩케익 종류가 세가지가 있었는데 차이가 뭐냐니까 그 바쁜 와중에 점원 언니가 친절히 세 개의 크랩케익을 다 보여줬다. 사용되는 게 부위가 다르다는것이었는데 젤 비싸고 유명한 jumbo lump crabcake을 사이드랑 같이 세트메뉴로 주문. 계산은 가게 주인 되시는 백인 할아버지께서 해주셨다. 카드보고 이름까지 불러가며^^


굴을 매우 좋아하나, 철자에 "r"이 들어가지 않은 달, 즉 비수기-_-;;에 접어들었기에 어쩌지어쩌지 쪼끔 고민했지만, 역시나 스탠딩 테이블에서 대빵 큰 쿨 세족에 맥주 한잔 홀짝하고 있는 흑인 언니의 접시에 반해, 네가 시킨 건 뭐냐 물어보고 바로 따라 주문. 8 Mile에 나오는 에미넴같은 딱히 기쁨과 의욕이 넘치는 것 같지는 않은 백인 친구가 엄청난 손놀림으로 굴 세개를 따주었다. 손바닥만한 것들을.. 


   


배고픈 상태에서 간 여인네 셋은 음식 앞에 두고 사진찍고 춤추고 난리브루스. (100% 실화) 오늘은 종일 우리끼리 먹방을 찍고 올 것을 예견했고, 굴 먹는 내 모습을 함께간 동생이 잘 캡쳐해줬다 ;)


    



Stop 1.5) Inner Harbor


4년전엔가 처음으로 이너하버에 갔을 때 만해도 막 둑흔거리고 신기하고 즐겁고 그랬는데... 덥고 걷기 싫은 우리들에게 별 큰 인상은 남겨주지 못한 이번. 수족관을 안가서 그런가? 그래도 탁트인 푸른 하늘이 정말 초여름을 연상케하는 멋진 날씨였다. 



Stop 2) Vaccaro's


볼티모어에 왔다면 한번쯤은 가봐야할 디저트집? 사실 2007년인가 08년까지는 GWU바로 옆에도 찌끄만 체인이 있었다. 학교생활에 찌들 때면 훌쩍 혼자 가서는 정말 쫀득해서 질감이 떡이랑 비슷해질랑말랑한 커스터드 크림이 들어간 대형 슈크림을 집어들고 힐링을 하곤 했는데... 드디어 그 본점에 오게 됐다. 사실 슈크림보다는 카놀리가 더 유명한 집이지만. 느린 서비스, 비싼 가격에 흠찟 하긴 했으나 그래도 역시나 맛은 있었다. 카놀리가 메인이긴 했으나... 반가워 나의 펖크림... 하앜... 너의 질감은 여전하구나.... 함께간 언니가 시킨 아이스라떼는 별로였다. 투머치 와이트 맹맹.


**여담. 내가 태어나서 먹어본 카놀리중 제일 맛있었던 곳은 필리에서 만났다. 도대체 무슨 차이인지는 모르겠지만 거기보다 맛난 곳은 못만나겠더라. 그 카놀리를 맛봤던 여행이 내게는 정말 인상 깊고+좋은 여행으로 남아있는데, 결국 음식이라 하는 것도 어떤 누구와 함께 먹는가가 중요한 것인걸까. 으힣.


   



Stop 2.2... 2.5.... 2.7........


디저트까지 흡입하고 나니 방황하기 시작한 여인네 셋. 저녁 먹을 시간까지는 조금 남아있고.. 여차여차하니 정말 방황을 하기 시작했다. 볼티모어 설큐레이터 무료버스를 타고 경기가 없는 캠든 야즈도 지나가보고. 결국 진짜 할일이 없음을 깨달은 우리는 다시 차를 끌고 MICA와 합킨스가 밀집되어있는 지역으로 그냥 일단 움직여보기로 했다. Baltimore Museum of Art가 공짜인 걸 알았더라면 시간이 조금밖에 없어도 그리로 달려가봤을텐데 그걸 깨달은게 닫기 30분전. 아쉬운 맘으로 다음을 기약했다. (이건 나 혼자..ㅋㅋ) 마이카 주변은 저음으로 지나가봤는데 어찌나 오잉????스러운 간판들이 많던지. 음... 너무 8,90년대 스멜인 것도 있지만..아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여백의 미? 의문의 여지? 


   

   



Stop 3) Daniela's Pasta


사실 이날 당일치기는 거의 내가 99% 경로를 짠 날이었다. 그래서 너무 내 취향 위주로 먹으러댕기고 끌로간 게 죄송하기도 했지만.. 솔찌키 지나치게 달았던 디저트들 빼고는 정말 다 대성공. 그중 이 가게는 정말 local yelper들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발견하지 못했을 귀한 경험! 이탈리안 패밀리가 운영하는 식당인데 애들이 테이블 4개정도밖에 들어가지 않는 가게에서 서빙하고 주문받으면 전화를 걸어, 엄마인 다니엘라가 집으로 추정되는 같은 건물 2층에서 요리를 한다. 뭔가 그 아담하고 cozy한 분위기에 잔뜩 흥분되서, 웨이터되시는 아드님께 이것저것 물어봤는데.. 미안해서 도중에 관두기로 했다 ^^; 패밀리 비지니스냐... 니네 엄마가 다니엘라냐... 와이파이 비번 뭐냐... 기본적인 질문들이긴 했지만ㅎ


   



파스타 메뉴는 라비올리, 스파게티류, 라자냐류로 크게 세 종류. 라자냐에 대한 좋은 평이 있던데다.. 라자냐 원츄하는 나지만 다음을 기약하고 (이날따라 다음을 기약해야 할 일이 많았다ㅋㅋ) 셋다 이날은 라비올리로. beef, crabmeat, mushroom 세가지를 카프리제 샐러드랑 사이좋게 나눠먹었다. 맛은 환+ㅁ+상. yelp에서 본 평들은.. 이탈리안 마미가 자식들에게 해줄 것 같은 음식이랬는데 정말 그 말이 정설. 어머니의 손맛이 파스타를 통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Before:

   


After: 



Epilogue..


식사를 하고 난 다음에 어딘지도 모르고 나는 어쩌구 가든을 가자고 졸랐다. yelp에 의하면 거기 튤립들이 그렇게 예쁘다고. 근데 하필이면 우리가 간 날 그 아침 튤립머리 꺾는 행사(?)를 했다는 팻말이. 아쉬운 마음에 오늘 종일 본 '조금 사납고 위협적으로 생긴' 장미의 장미를 잠시 감상하고 왔다. 이 가든은 어떤 주택가 동네 소유인 것 같았는데 으리으리한 저택까지는 아니지만 예쁘고 깔끔한 single house home들이 나열된 조용한 동네에 있다보니, 아침에 간 Lexington Market과의 대조가 엄청났다. 역시 볼티모어도 사람 사는 곳이구나. 게로하고 스케치한 곳이 있는 방면, 이런 부잣집들도 있고말야.


하여튼, 내가 이날 먹은 것들을 생각해서라도 가까운 시일내에 돌아오게 될 것 같다. Good morning Balti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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