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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need to learn thy way to love (long ver.) 2011.02.27

제가 가장 아끼고 가까이 지내는 동생 한명이 있습니다.
3년째 함께 성경공부를 하고 있고 제자를 섬긴다는 것의 실천의 터가 되어주고 있는 친구에요.
그런데 그 아이가 최근에 아주 심각한 breakdown을 경험하고 있더군요.

묵상훈련 첫째치를 날려먹은 건 말할 것도 없고, 
본인 말로 의하면 육체적, 감정적, 심리적으로 굉장히 불안정한 상태에 있다고 하는데
정말로 그렇게 보였어요.
(가족 일, 연애 일, 본인 신앙생활.. 삶의 거의 모든 면모에서 현재 어려움을 겪고있어요)

그런 이야기를 저희 지역 KBS 간사/코디 모임에서 나누어주고 중보기도를 하는 동안 내내
저는 저 자신 생각 투성이였습니다.

'(내가 경험해온 breakdown의 기준으로) 저 아이가 생각보다 많이 연약하구나'
'어째서 나를 찾아주지 않았을까' 
'아무리 힘들어도 묵상훈련은 했음 좋겠는데.. 나도 제일 힘들떄 했었는데..' 등등

누군가를 찾을 마음의 여유조차 없었던 것일 수 있겠지만
나를 잘 아는 친구이기에, 일부로 나따위는 찾지 않았겠다 라는 생각이 지배를 했습니다.
(저는 KBS에서 만난 후배들 사이에서는 소위 말하는 좀 '빡센 언니'로 통하거든요.
좀 strict하고... 뭐 여러 이유로)

실제로 함께 있던 모임 내내, 저는 그 아이를 쳐다볼 수도 없었고 
심지어 따듯한 말 한마디 건내주지 못하고 도망치듯 그애에게서 빠져나왔어요.

그리고는 정말 깊은 생각 끝에 도달한 결론은: 
'아아.. 내가 사랑할 수 있다고 자부하던 아이조차도 나의 힘으로는 사랑할 수 없구나'

그런 상황에 처한 친구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진 못하지만
그 친구 성격상, 강하게 푸쉬하기보다는 따듯한 위로의 말을 더 사랑으로 여기는 친구인데..
저라는 것은 마음 구석탱이에서 묵상훈련 운운하고 있으니 진ㄴㄴㄴㄴㄴ짜 글러먹은거죠. 


저는 어려서부터 일반적 외적 평판이 안좋았던 적이 거의 없습니다.
굳이 구분을 하자면 늘 잘 하고, 늘 예의바르고, 늘 칭찬 받는 그런 사람이었죠.
하지만 이상하게 집구석에만 들어가면 천하의 버릇없는 계집아이가 되곤 했습니다.
우리 엄마께서는 "너는 정이 많지만, 참 사랑이 없는 차가운 사람이다" 
라는 말을 탄심섞인 진심으로 건내신 적이 있어요.

가까운 사람한테만 유독 못난이가 되는 건 저의 고질적인 문제입니다.
가장 가까운 사람들도 사랑을 하지 못하는데, 도대체 누굴 사랑하겠다 헛소리를 하는건지..

오래전부터 자각은 해왔지만, 저 issue가 유독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어요.
저의 "사랑 없음" 을 완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시기입니다.
내가 사랑이 없는 건 알고 있었지만, 안그래도 작은 그릇인데
이렇게 바닥이 훤히 드러날 정도로 박박 긁어내버리실 줄은 상상도 못했죠..

이 문제는 연애라는 것을 통해서는 더 영락없이 얄짤없이 명백ㅡ히 드러나줍니다.
아이쿠마..ㅜㅜㅜㅜ

'세계평화를 가져오지는 못할 망정 내 너 하나는 잘 섬길 수 있다' 라 자만하던 저의 오만이 드러나고.. 
나의 힘으로 할 수 있을거라 망각을 일삼던 저에게
시속 150km짜리 배구공이 뒷통수에 날라온 느낌이에요.
나를 버리지 않고서는 사랑의 흉내조차도 내기 힘들다는 것을 새삼 배우니.. 
글로 말고 몸으로 배우니 역시 힙드네요.

도대체 저의 lovelessness 라는 죄성은 어디서부터 어떻게 고쳐먹어야 하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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