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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칭찬과 욕 2011.07.13

칭찬과 욕

from hur cosmos 2011. 7. 13. 02:15

가령 선생님 옆에서 피아노 레슨을 받고 있는데,
연주하고 있는 중에 칭찬을 받으면 꼭 잘하다가도 틀리곤 했다.

그래서 나는 칭찬을 받으면 안되는 존재인 줄 알았다.
그것도 대략 10대초반때부터 그렇게 생각해왔다 ㅡㅡ;;
칭찬받으면 우쭐거리고, 우쭐거리는 내가 싫기도 했고.

나는 나의 굴욕을 몸과 마음에 깊이 새기는 사람이다.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 위해 발전 시키고,
내가 쪽을 당한 사람 앞에서 당당하게 서는 복수를 꿈꾸곤 했다.
짜잔하고 변한 내 모습을 보이는 반전,
그것은 참 오랫동안 내게 동기부여가 되곤 했다.

그래서 나는, 칭찬보다는 욕을 먹어야지 자라나는 사람이라 생각해왔다.


그렇지만 22살 마지막 날을 보내고 있는 지금,
그리고 지난 한 해를 돌아봄 + 최근에 나눈 대화들로 인해서
칭찬이 나를 춤추게 하는 것 뿐 아니라 살리는 것 - 이라는
어떻게 보면 남들에겐 너무나도 당연한 진리가 내게도 적용된다는 걸 첨 알았다-_-;


꽤나 과거지향적인 내가 굴욕을 기억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나를 좋은 방향으로 자극해주고 내 자존감을 세워주는 건 역시나 칭찬이었다.
그리고 그 칭찬의 순간들을 나는 굉장히 소중히 모시고 있었다.

전에는 빈말인 칭찬/위로는 안받는 이 못하다 했는데
이제는 그 빈말마저도 고맙다. 

이게 나이를 먹어가는 것인지,
진짜 '나'를 발견해나가는 여정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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