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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용서의 대상 2010.05.27
  2. 기억 2010.05.18
  3. 개와 소를 경외하다 1 2010.04.08
  4. live the life 1 2010.04.04

용서의 대상

from survival diary 2010. 5. 27. 15:24

그 순간 나는 내가 얼마나 병들었는지를 다시 한번 깨닫고
마음 속에서는 엄청난 개혁이 진행되기 시작됐다.

그것은 나에게 상처준 사람이 누구인지를 재정립하고
나의 "용서의 대상"이 누구인지를 재정립하는 대공사였다.

남의 말에 귀기울이는 것을 나름 습관화 한 나이지만
절대로 양보하지 못하는 철학은 누구나처럼 내게도 있다. 
그리고 그 영역에 누군가가 손을 뻗으려고 하면
히스테릭해질정도로 공격적 자기방어 태세를 갖추게 된다.

근데 그런 영역 하나를 그분께서는 보란듯이
아ㅡ주 제대로 뒤엎어주셨다.

내가 붙잡고 살던 끈이 옳지 않았다니 
요만큼의 허무함도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나의 여러 행동들이 비로서 이해가 가기 시작되어
missing link를 찾아낸 듯한 뿌듯/상쾌함이 자리잡았다.

그렇지만 문제는 2단계이다.

예상치도 못했던 사람들을 용서하려니 참 막막하다.
그렇지만 이것이 나를 치유하기 위한 방법임을 아니
차근차근 해보련다.

허벌나게 아플지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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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from survival diary 2010. 5. 18. 00:15

풍경의 아름다음따위 기억나지 않는다.
단지 그 풍경을 보며 아름답다 탄성을 지른 사실만이 기억날 뿐.

그와 같이, 그때의 기쁨따위 기억나지 않는다.
단지 그때는 참 즐거워했었지 라는 사실만이 가슴에 남아
그 사실을 기억해낼 뿐이다.

이것은 보편적인 인간의 특징이다 라고 말하고싶지만
나의 개인적인 이야기 라고 해두자.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다. 아니, 적어도 는.
그렇기때문에 나에게는 쉴 새 없이, 그리고 끊임 없이
"사건"과 "경험"이 필요한 것이다.

그때의 그 순간의 감정과 감상이 잊혀져도
새로운 밀물로 인하여 계속해서 채워질터니.

고작 하루 거른 금요일과 주일인데 나는 이렇게나 목이 마르다.
손 뻗으면 마실 수 있는 물을 그저 멍하니 처다보고 있기만 한다.

당신은 여전한데
나는 여전하긴 커녕, 예전만도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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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무시무시한 고질병 중 하나가 바로 이 "살기싫다 병".
동의어로는 "재림 병" 등이 있다.

지난 주말에 웬일로 살고싶은 마음에
생명력 넘치게 펄펄 지냈었는데
1주도 채 넘기지 못하고 소진되어버렸다.


나는 쥐콩알만도 못하지만 세상은 넓다.
근데 하나님이란 작자는 이 세상보다도 더 크시단다.

하아, 까마득하다.

신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을 대단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나는 내가 믿는 하나님이, 사람이 만들어낸 한낱 종교에 그칠지라도
그를 계속 믿을거라 했던 다짐과 자각은 그 동시에 찾아왔을 것이다.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 
우주의 관점에서 보았을때 참으로 하찮고 하찮아서 
존재하기는 하는거지 의심이 가는 사소한 것들로
나는 하루에도 수십번 씩 삶을 향한 의욕을 잃는데,
이 세상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며, 무엇에 마음과 목적을 품어
이리도 바둥바둥 살아가는 것이 가능한 걸까..

"아무나"의 속어로 개나 소나를 쓰곤 한다.
그럼 오늘의 나는, 개나 소같은 사람들을 향해서
경외라는 마음을 처음 품어본 것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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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the life

from survival diary 2010. 4. 4. 13:47

봄이다.

올해의 캠퍼스에는 수선화를 심어 하얗고 노란 수선화가 가득하다.
길 모퉁이 나무들은 목련을 머금고 길 바닥에는 민들레가 얼굴을 드내민다.
그렇지만 역시 DC를 대표하는 꽃은 아이러니하게도 벚꽃이다.

계절 중에서도 특히 봄을 많이 타는 나는
비 온 이후 하늘이 개고 모든 꽃들을 피어내며 
낮에는 섭시25도를 찍는 이곳의 날씨로 인해
반 미쳐갔다 (...ing)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틀 연속으로 벚꽃 구경을 가고 셋째날인 오늘은 불꽃놀이까지 보러갔다.
덕분에 이것을 쓰고있는 지금도 사실은 지쳐 미칠 지경이다.


봄 기운은 "살고싶지 않다" 라는 나의 입버릇을 한 순간에 "살고싶다"로 바꿔버렸다. 
하지만 그것은 봄 혼자만의 작품은 아니라는 것.

살고싶은 소망. 
제대로 살고싶은 소망.
제대로 살 수 있는 힘.
 
적어도 내게 있어 그 힘의 원천은 두말할 것 없이 그 분 이기때문.

우리는 우리가 살아가는 일생 중에서 도대체 몇번이나 삶을 허락받고있는가.
뜻을 담아 창조된 우리는 이것을 얼마나 많이 내던지려 하며 살아갈까.

삶이 주어진 자로써의 엄숙한 책임감이 봄바람과 함께 스쳤다.

그리고 어쩌면, 이런 고민은 오늘 아침에 듣게 된
어린 생명을 향한 간절한 기도제목으로 인하여 더 극화되었을지도 모른다.


아직은 조금만 더, 이 생명력 넘치는 봄기운에 그저 취한채 있고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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