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or fati

from survival diary 2014. 12. 11. 23:04
이번 주 말씀을 보며 내가 얼마나 기도를 하지 않았나를 새삼 상기당했다. 한 때는 전지전능한 신에게 내 맘속 싶은 소원을 들어달라며 울며 며칠 몇 달 몇명을 기도하는 일도 있었지만, 이제는 신이 내게 원하는 것을 주지 않을 전지전능함도 있음을 알기에 구하는 것을 멈추었다. 엄연히 내 상상과 계산을 능가하는 계획을 알아서 제 때에 펼치시겠지.

말씀을 보는데, 맥락을 무시 하지않고 보더라도 그냥 다짜고짜 구하라고 그럼 주실 거라고 하는 듯한 말씀이 너무 자주 나온다. 심기가 매우 불편하다.

당연히 언젠가는 주시겠지. 하며 내 딴에는 믿어왔다고 생각했는데. 궁극적인 믿음을 잘 실행했다고 생각했는데. 그 일이 지금 이 순간 현실이 될거라는 확신은 들지 않는다. 그렇지만 머리에선 제발 이루어졌으면.. 해피한 상상이 멈추질 않는다. 첫 월급은 몽땅 헌금에 바쳐도 아깝지 않겠다 라든가. 아냐 그건 막상 비현실적인 목표일지도 모르겠다 라든가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

나의 기도가 부족했던 걸까. 나의 믿음이 부족한 것일까.
삶의 한 순간순간이 나름 생존의 연속이였는데 나의 간절함이 부족했다고?

한 때는 모든 것을 하실 수 있는 하나님을
믿으며 기도를 했다. 이제는 모든 것을 주지 않을 하나님을 믿기에 기도를 하지 않는다. 어떤 말을 나열해도 핑계가 될 수 있겠지만 과연 내가 믿음이 없다고 돌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은 예수 본인을 제외하고 누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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