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갈피'에 해당되는 글 4건

  1. To love at all is to be vulnerable 2012.02.29
  2. 자식이 하는 부모 생각 2011.08.02
  3. 포르토벨로의 마녀 中 2011.05.03
  4. 천년동안 2011.04.11



There is no safe investment. To love at all is to be vulnerable. Love anything, and your heart will certainly be wrung and possibly be broken. If you want to make sure of keeping it intact, you must give your heart to no one, not even an animal. Wrap it carefully round with hobbies and little luxuries; avoid all entanglements; lock it up safe in the casket or coffin of your selfishness. But in that casket — safe, dark, motionless, airless — it will change. It will not be broken; it will become unbreakable, impenetrable, irredeemable. The alternative to tragedy, or at least to the risk of tragedy, is damnation. The only place outside Heaven where you can be perfectly safe from all the dangers and perturbations of love is Hell. I believe that the most lawless and inordinate loves are less contrary to God’s will than a self-invited and self-protective lovelessness…We shall draw nearer to God, not by trying to avoid the sufferings inherent in all loves, but by accepting them and offering them to Him; throwing away all defensive armour. If our hearts need to be broken, and if He chooses this as a way in which they should break, so be it. What I know about love and believe about love and giving ones heart began in th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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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진아, 아빠는 세상에서 수진이를 가장 사랑한단다."
7년전에 마지막으로 아빠를 만났을 때 들은 이 한 마디가 그렇게 아플 수가 없었다.

"
수진아, 아빠는 세상에서 엄마를 가장 많이 사랑해. 미안하지만 수진이는 그 다음이야."
십여년 도 훨씬 전, 어쩌면 내가 초등학교 저학년 혹은 유치원 시절
우리 아빠는 분명히 저렇게 말했었기 때문이다.
2등에서 1등이 되었는데도 "전락"과 "상실"이라는 단어가 나를 지배했다.

어릴 적 대디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난 저 말이 전혀 섭섭하지 않았음이 어렴풋이 기억난다.
그리고 더 커서 돌이켜보는 지금, 저것이 너무나도 옳은 소리였음을 확신한다.
아내를 대하는데에서도, 자식 앞에서 하는 말로써도.

이런 사소한 것을 기억하는 나 자신이 가끔은 정말로 측은해질 때가 있지만
더 기억해버리고, 조금 더 알아버리고, 깨달아버린 나 자신이
감당하고 수용해야 할 먹먹함 내지 책임이라 생각한다.

아래는 3년전에 공지영의 '즐거운 나의 집'을 읽고 내가 적어두었던 부분들.
그냥 문득문득 뒤적거려 찾아 읽곤 하는데, 더 손이 닿기 쉬운 이곳에도 남겨두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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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나는 처음으로 엄마라는 사람이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먹을 걸 많이 싸 와서가 아니라, 고릿한 냄새가 밴 헐렁한 잠옷을 입고 아무렇게나 내 앞에 앉아 있어서가 아니라... ... 뭐랄까, 격의 없는 것, 자신이 나에 대해 가지는 사랑이 하늘로부터 받은 천부적 권리임을 굳게 믿는 자의 당당함 같은 것, 그러니까 한때 같은 몸이었던 두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어떤 끈이 팔 년의 세월? 그거 별거 아니야 하는 듯 우리를 뛰어넘고 있었다. 팔 년만에 만난 모녀는 그렇게 모텔에서 쥐포를 구워 먹었다.

p.44

 

이상하게도 그때 나는 알게 되었다. 이혼한 가정의 아이들이 왜 불행한지. 그건 대개 엄마가 불행해하기 때문일 것이다. 부부가 불화하는 집 아이들이 왜 불행한지도 어렴풋하게 느껴졌다. 그건 엄마가 불행하기 때문일 것이다. 아아, 이 세상에서 엄마라는 종족의 힘은 얼마나 센지. 그리고 그렇게 힘이 센 종족이 얼마나 오래도록 제 힘이 얼마나 센지도 모른 채로 슬펐는지.

p. 57


어른들은 알까, 나도 한참 더 시간이 흐른 후 깨달은 것이긴 하지만 우리가 얼마나 어른들의 눈치를 보며 살고 있는지를. 그냥 내가 나여도 되는 것, 그냥 내가 원하는 말을 하는 것, 그것이 어른들의 눈으로 보면 비록 우습고 유치하고 비록 틀릴 수 있을지라도, 무슨 말이든 해도 비난받거나 처벌받거나 미움받지 않는다는 확신이 없을 때, 우리는 얼마나 우리를 잃고 갈팡질팡거리는지를.

p.227

 

그런데 혹시, 그러니까 어른이 되어도, 몸도 마음도 커다랗게 변하긴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결점을 가지고 그것을 드러내 보일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인 거라면, 내가 어른들한테 했던 기대가 실은 완벽에 대한 요구였다면... ... 그렇다면 혹시, 나도 조금은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어른 저 어른 흉보고 자라다가 막상 자기가 어른이 되면 그러니까, 외로워지는 걸까? 이제는 흉보고 탓할 사람도 없어져서?

p. 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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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과연 행복은 무엇인가?


사람들은 말한다. '사랑'이 행복이라고. 하지만 사랑은 행복을 가져오지도 않고, 가져온 적도 없다. 오히려 사랑은 언제나 번민이고, 전쟁이고, 내 판단이 옳은지 자신에게 끊임없이 되묻느라 잠 못 이루는 밤들이다. 진정한 사랑은 엑스터시와 고통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렇다면 평화. 평화는? '어머니'를 보면, 그분은 평화로운 적이 없다. 겨울은 여름과 겨루고, 해와 달은 만나는 법이 없다. 호랑이는 사람을 쫓고, 사람은 개를 겁주고, 개는 고양이를 뒤쫓고, 고양이는 쥐를 쫓고, 쥐는 사람을 놀라게 한다.

 
돈이 행복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그렇다. 그러나 그렇다면, 안정적인 삶을 보장받기에 충분할 만큼 돈이 있는 사람들은 일에 얽매이지 않아도 될 터이다. 하지만 대개 사람들은 가진 것을 잃어버릴까봐 전보다 더 집착하게 된다. 돈은 돈을 추구한다. 그 추구에는 끝이 없다. 그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가난이 불행을 가져올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돈이 반드시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않는다.
 

나는 살면서 오랫동안 행복을 찾아 헤맸지만, 이제 내가 원하는 것은 즐거움이다. 즐거움은 섹스와도 같다. 시작과 끝이 있다. 내가 원하는 것은 기쁨과 만족이다. 하지만 행복은 어떤가? 이제 나는 행복의 함정에 빠지지 않는다.

 
여러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나는 때로 가장 본질적인 질문을 던져 그들을 도발하고 싶어진다. "행복하세요?" 그러면 그들은 대답한다. "행복해요."

 
나는 또 묻는다. "하지만 더 바라는 게 있지 않나요? 더 행복해지고 싶지 않으세요?" 그들은 대답한다. "물론이죠"
 

그때 나는 말한다. "그럼 행복하지 않은 거네요."


그러면 사람들은 화제를 바꾸려 한다.


이제 아테나가 있는 방으로 돌아가야 한다. 방은 어둡다. 그녀는 내 발걸음에 귀를 기울인다. 성냥을 그어 촛불을 켠다.


"우리는 보편적인 욕망에 둘러쌰여 있어요. 행복이 아니라 욕망에 말이죠. 욕망은 만족하는 법이 없죠. 만족되면 더이상 욕망이 아니니까요."

 
p.194-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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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동안

from very moment 2011. 4. 11. 09:24



한 천 년 버틸 집을 지으려면 한 천 년 사는 나무를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람은 천 년을 살지 못해도 집은 천 년을 살아야 한다며, 목수들은 천 년 살 나무로 천 년 살 집을 짓는다고 한다. 천 년 살 나무를 자를 때는 나무의 휘어짐을 따른다고 한다. 휘어짐을 무시하고 직선으로 자르면 나무는 천 년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진다고 한다. 누군가를 천 년 동안 사랑하려면 거의 휘어짐을 볼 수 있어야 한다. 그가 그 사랑 안에서 살아 숨쉴 수 있도록 그의 굴곡을, 그의 비뚤어짐을, 그의 편협함을, 그의 사소한 상처와 분노와 아픔을 이해해야 한다. 당신은 어떤 방식으로 어떤 방향을 향해 휘어졌는가. 나의 휘어짐을 당신은 받아들일 수 있는가. 우리의 휘어짐은 서로를 내치는가, 아니면 받쳐주는가. 우리는 사랑을 지을 수 있는가. 천 년 동안 지속될 사랑이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당신과 나는.

19 AUGUST 천년동안
황경신 <생각이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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