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에 해당되는 글 2건

  1. 죄가 드러나는 그 곳 2012.08.07
  2. 포스트 코스타 모임.. 후에 있던 일. 2011.07.28

언젠가, '하나님은 사랑이시다'라는 구절 내지 표현을 가지고 미친듯이 시름했던 적이 있었다. 분명히 사랑은 관계적 용어인데, 분명히 대상이 필요한 것일텐데, 태초에 홀로 (차후 이게 살짝쿵 오류라는 걸 알게됐지만..ㅋ) 계셨던 하나님이 이것을 어떻게 하셨으며, 어떻게 그 존재 자체를 사랑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일까? 라는 고민.


이 궁금즘(?)이 약간 해결될 때 쯤, 나는 죄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성경적으로 우리 인간의 죄는 하나님과의 관계가 단절된 상태를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죄 또한 역시 관계적 용어인 샘이다.


20대 초중반이 되서야 인정하게 된 사실 하나는, 나는 굉장히 우울한 측에 속하는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나의 default status는 늘 긍정적이기보다는 부정적이며, 기쁘고 행복하기보다는 짜증과 우울이 조금 더 압도했던 것 같다. 그렇지만 외동으로 태어나서 자라고, 홀로 있는 시간이 익숙하고 또 긴 나는 이것을 인지하지 못했다. 쉴 새 없이 누군가와 소통해야되는 상황이 오기 전 까지는.


나도 내가 이렇게 기분이 늘 나쁜 사람인 줄 몰랐다. 이렇게 쉽게 기분이 나빠지는 사람인 줄도 몰랐다-_-; 그렇지만 누군가와 관계를 맺으며, 그 안에서 자꾸 소통을 하다보니, 혼자 있을 땐 깨닫지도 못했던 나의 감정이 당연히 더 표현되어지고.. 그것으로 하여금 나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내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만큼 자주, 적나라하게 고질적인 나의 문제들이 폭로됨을 경험하게 된다. 그것은 나의 악함이라 표현할 수도, 약함이라 표현할 수도 있겠다.


나의 깊고 깊은 죄성은, 관계 안에서 그 모습을 조금 더 선명히 드러낸다. 이것으로 하여금, 죄가 어째서 관계적 용어인지.. 우리의 신앙을 어째서 그리도 '관계'라는 측면으로 바라봐야 하는지를 조금 더 알 수 있게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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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델라웨어와 DC의 나름 중간되는 엘리캇시티에서 
슼코 JJ 7/8지역 post-KOSTA 오프라인 모임을 가졌다.

아쉽게도 모두가 참석을 하지는 못했지만 엘리캇 꿀돼지에서 식사를 하고,
그 옆 카페에서 빙수와 컵케익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왔다.

나랑 학교후배 S는, 우리 지역 멘토님이셨던 추권사님의 라이드를 받았다. 돌아오는 길 추권사님께서는 말씀하시기를 메릴랜드에 있는 빌립보 교회 청년부 수양회 강사로 가시게 됐는데 청년들에게 세 가지 질문으로 된 설문조사? 를 하셨단다. 그리고 그 질문들을 라이드를 받고 있던 나와 또 한명의 친구에게도 던지셨다.


1. 믿음이란 무엇인가?
2. 죄란 무엇인가?
3. 우리의 삶의 목적은 무엇인가?  

그리고 난 어설프고 정리되지 않은 매우 주관적인 답변을 드렸다.
그 정리되지 않은 답변을 새삼 글로 정리한다는 것이 아이러니컬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ㅋ

1. 내게 있어 믿음은 팔자(fate)와도 같다. 아무리 도망치려고 발버둥을 치려고 해도, 그런 시도를 하기도 전에나를 굴복시키는 대상이 있다. 그리고 굳이 극단적으로 표현을 하자면, 나는 내가 믿는 하나님의 다른 조무래기 신들과 다름없는 한낱 신 (one of many gods)일지라도 나는 믿었을 거라고. 무교주의자들이 종교는 나약한 인간이 갖는거다 라는 말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랄까? 그래서 나는 신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을 향해서 경외의 마음마저 든다고. 그렇지만 내가 이런 말을 감히 할 수 있는 것은, 미세하게나마 내가 믿고 있는 하나님의 진리와 authenticity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내게 있어 말씀과 성화는, 그 분이 진짜로 진짜다 라는 것을 변증해나가는 도구와 과정이기도 하다. 내가 저항할 수 없고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초월적인 존재를 알아버린 것. 내게는 그것이 믿음이다. 

2. 그의 主 됨을 인정하지 않는 것. (첫번째 질문은 내 주관으로 답을 했는데 이 질문을 들었을 때는..  사전적으로 하마르티아 라는 단어가 머리에서 떠나질 않아 혼났다 -_-) 물론 그의 주 되심이라는 표현이 내포하고 있는 뜻이 무궁무진하게 많다는 건 안다. 그것까지 포함해서.. 그리스도의 주 됨을 인정하지 않는 것. 한 마디로 얘기하자면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것- 이라 그때는 대답했던 것 같다.

3. 사실 이 질문에 대해서는 '대답'은 하지 못했다. 하지만 내가 했던 답변을 굳이 정리하자면 '하나님 나라의 맛보기'가 될 수 있겠다. 공동체를 통해(인해?) 사랑을 베풀며 그분의 뜻과 말씀에 순종하는 삶을 살아낼 때, 감정적인 수준을 초월한 정말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이 지극히 크고 깊고 진한 평화와 기쁨을 누리는 것 같다. 물론 어째서 그 맛보기를 해야하는가 - 를 대답해야지만 이 질문에 동문서답을 하지 않았다라는 자기만족이 왔겠지만 그건 패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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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통수를 제대로 맞았다. 그저 즐겁기만 했던 시간들의 끝에 이런 신앙+철학적 질문이 날라올줄이야. 그렇지만 덕분에 오랜만에 본질적인 질문들을 자문해보는 시간이 되어주었다. 조금 더 제대로 된 답(?)을 준비하고자 하는 마음에 끄적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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