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념'에 해당되는 글 3건

  1. 자식의 도리? 2012.02.22
  2. 기쁜 날의 푸념 2010.05.15
  3. 짜증 2010.02.12

자식의 도리?

from careless whisper 2012. 2. 22. 11:53

어째서 하나님은 나에게 아버지를 미워하는 마음을 허락치 않으신걸까.
모든 사람의 비난을 deserve하고 남겨진 인연의 끈에조차 지긋해하는 사람들 투성인 가운데
도대체 나는 유일한 자식으로써 무엇을 하는게 도리인 것일까?

그것은 그 사람의 몫이라며 다 큰 어른이 자기 몸 하나 거느리지 못하고 있는 것을 냉정하게 바라보는 것이 마땅한 걸까. 아니면 끊임없이 시덥잖은 동정표를 던지며 가슴앓이를 한 끝에 금전적 도움이라도 드리는게 옳은 것일까.

기도를 한다한들 뭐가 나아지고 무엇이 변할까.
기도를 하면 나의 무능함에서 오는 죄책감이 사라지기라도 할까?
이게 사라진다고 현실에 무슨 차이가 나타날까.
기도를 하면 하나님의 전지전능하심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 주실까?
그것을 기대하지 못하는 것은 나의 불신때문일까. 

부모로써의 책임을 회피함으로 부모로써의 권리를 유기(박탈당)한 사람이
그래도 뻔뻔하게 용기내어 내게 연락해줌이 나는 고맙지만
아직도 현실이란 땅에 발을 제대로 딛지 않은 듯 한 사람에게 나는 드릴 수 있는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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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쁜 날의 푸념

from hur cosmos 2010. 5. 15. 13:52

기다리고 기다리던(?) 졸업식 날이었다.
전체 Commencement는 주일에 있기는 하나 
호명이 되는 과별 졸업식이었으므로 사실 개인적인 의미를 두기에 더 좋은 날.
하루종일 scattered t-storm일거라는 예보와는 달리
다행히도 낮에는 계속 날이 쨍쨍했다.

오랜만에 만나는, 평상시에 사진 같이 찍을 일이 없는, etc 스러운
친구들과 함께 이 기회다 사진도 많이 찍고...
무엇보다 사랑하는 부모님과 guest 몇 덕에 정말 기쁜 날이었다.

그러나 아까 낮에까지만 해도 덜 느꼈던 회의가 밤이 되니 밀려온다.

4년전 치룬 고등학교 졸업식에 비해 기쁘지 못할 이유는 수두룩 하다.
가장 뻔한 것은 그 때는 "대학"이라는 뚜렷한 next stop이 확정되어있었으나
지금은 당장 다음 역이 어디가 될지 알 수 없는, 한마디로 취업의 불안의 존재.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서로 함께 졸업을 축하하고 싶은 사람들이, 꼭 같은 학년 같은 과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특히나 우리 학년 우리과에 한국사람이 많지 않았던 가운데 나를 포함 세명이 함께 참석했는데
그 중 하나가 정말 말같지 않은 이유로 사이가 좀 틀어진 후,
표면상으로는 덜 그럴 수 있으나 무지무지무지 어색하고 불편한 사람이라...
아 정말 정신적 소모가 장난 아니었다.

내 대학생활 4년을 뒤돌아보며 김대중 전 대통령처럼
"내가 살어온 길에 미흡한 점은 있으나 후회는 없다" 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음 좋으련만
후회 실수 미련 투성이라 참 괴롭다.
물론 내 마음이 아직 완전히 포기하지 못하는 많은 것들 대신
나는 가장 중요한 깨달음을 얻었고, 소수의 바꿀 수 없는 인연들을 만났다.
단지 그런 식으로 인위적으로 정당화를 하며 내 자신을 위로해야되는 것이 
너무 괴로워서 그렇지.. 반복해야하기도 하고.

두번째 푸념은 바로 내일 있을 S언니와 Y오빠의 결혼식이다.
작년 J언니 결혼식을 시작으로 교회에서 올리는 결혼식 준비를 여러번 도와봤지만
리허설/디너까지 참석하게 된 건 처음이라 사실 많이 떨렸다.

근데.. 두번 정도 반복되는 리.허.설 임에도 불과하고
자꾸 눈물이 날 것 같아 좀 그랬다.

정말 요만큼의 빈말도 없이 내가 너무 축복하는 커플이고 사랑하는 사람 둘
아 이제 정말 드ㅡ디어 결혼을 해주는구나! 싶은 쌍임에도 불과하고
마치 친언니 시집 보내는 것 같은 섭섭함이 엄습한다.

그리고 사실 결혼식에 갈때마다 감상적이 되버리는 것은
다름 아닌, 나의 "친 부모님"을 떠올리게 되서 인 것 같다.

내일은 웬만하면 울고싶지 않은데...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

이렇게 기쁜 경사가 겹겹이 일어나고 있으나
나는 계속 푸념질이다.


PS.
손글씨로 일기에 쓰고싶었으나 도저히 쓸 힘이 안남아
이렇게라도 꼭 기록해야될 정도의 일 하나.

정말 말하는 목소리 만으로 이렇게 두근거리게 만드는 사람이 있을줄이야 =ㅁ=
보통은 목소리에 다른 요소들이 더해져서 가슴이 뛰기 마련인데...
(물론 어쩌면 내가 자각하지 못하는 다른 요소가 있을 수도 있지만)

목소리만으로도 나긋나긋해서 나도 모르게 눈을 감게 되는데 (변태같지만)
어째서 말끝마다 fade out이 들어가는거지?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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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증

from hur cosmos 2010. 2. 12. 15:13

오랜만에 짜증 폭발.
나름 괜찮은 하루 마무리를 이어가고 있었는데
결국 내 성질에 내가 죽는다.
너무 생각이 많아져서 화장솜에 스킨 대신 아세톤을 뭍힐 뻔 했다.

1.
근데 대놓고 뒤땅을 깔 수 없음이 또 마음에 걸린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셰프랑 서유경이랑 주방에서 연애한다"

고로 사람이란 발산구가 필요한 법인데
혼자 간직하는 걸로 해결할 수 있으면 저런 전례동화따위 나오지도 않는다.
그들이라고 진짜로 떠벌리고 상황을 악화시키려고 악의로 그런 게 아니라
왕의 신하나 순둥이 은수나 단지 분출할 곳을 찾아 헤맨 것 뿐이지.


2.
또 다시 보이는 모습에 얽매이는 건가.
남에게 약점이 보이는 건 두려운 일이지만
가까운 사람에게 그 모습을 인정받았을 때 에 오는
안도와 충만함은 이루 말할 수 없지.
그 상대는 나를 받아준다는 인식과 안도감에 고삐는 풀리고..
그니까 안에선 못하고 밖에선 잘하는 사람들이 나오는거겠지. 나처럼..

그치만 그 과정이 결코 쉽진 않았다.
진짜 나를 보이면 나라는 존재를 거절당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나름 고통스러운 도박의 반복 아니던가.

그렇게 해서 이루어낸 관계와 측근은 그거고,
그 반경이 본의아니게 넓어지는 건 다른 이슈다.

내가 두려운 건 다름아닌 그거 일지도 모른다.


3.
나랑 가치관은 비슷할 수 도 있지만
신앙과 믿음의 근거지가 너무나도 다른,
말을 한번 시작하면 논스톱으로 30분은 이어지게
렉처를 하는 정녕 교수 체질인 이모부가 내게 한 말 중
10년 동안 뇌리에 깊숙히 박힌 말이 있다.

"남이 나에게 해서 싫은 일은 너도 하지 말아라"
그것은 그가 나에게 배려라는 것을 가르치기 위한 statement 였다.

철저한 실천이 쉽지는 않았지만 저 말을 늘 의식하며 청소년기를 보냈다.
그리고는 어느 순간 작지 않은 절망을 느꼈다.
나와 내가 만난 남들의 "허용할 수 있는 경계선"의 기준이 너무나도 달랐던 것이다.
그것도 골치 아프게 시리, 내가 더 수용적이고 광범위 했다.

어쩌면 그걸 깨달은 이후였는지도 모른다.
나는 쿨 하다고 믿기 시작하고, 쿨 한 사람으로써 살아가야한다고 다짐한 건.

나는 괜찮지만 남들은 괜찮지 않을 수 있으니까 이라는 틀을 늘 갖다댐으로 인해
나도 모르는 새 내가 아닌 남들을 소심하고 속 좁은 찌질이로 만들어놓았는지도 몰라.
여튼 나는 나의 우월함을 과시 하고 싶었고, 스스로 되내이고 싶었다.

근데 그보다는 세상을 몇년 더 살아보니 세상에는 내가 실감한 것 이상으로
둔감하고 무신경하고 일명 속 편하고 맘 넓은 사람들이 생각 외로 많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10대때 내가 느낀 절망과는 많이 다르면서도 그 아찔함은 비슷한
허무라는 느낌을 가져다 준다.

그럼 도대체 남들의 눈치를 살피고 그들의 상태를 파악하고
그들을 거슬리게 하지 않기 위한 방법을 터득하며 살아온
나의 평생에 반, 하지만 평생에 가까운 인생과 훈련은 뭐가 되는거지.

내가 이런 사람이라는 걸 알아봐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덕분에 나는 남들의 몇백배는 잡생각이 늘어 단순하게 사는 방법을 잃어버렸다.
"너는 너무 복잡해" 라는 말을 얼마나 지겹게 들어왔던가.
물론 내가 아는 가장 단순한 사람 BEST3에 드는 사람의 말이라 상대적이긴 하지만..

진짜 왜 이런 쓰잘데기 없는 능력이라 부르고 싶지도 않은 특기를 주신걸까.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는다.


4.
드라마 산부인과를 보기 시작했다.
너무 재미있는데 가슴 졸이게 만드는 장면이 너무 많아
보는 동안 많은 시간 내가 발을 동동 거리고 있음을 깨닫고는
괜시리 웃음이 났다.

우는 것에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을 수 있지만
기본 적으로 체력소모를 동반한다.
그것도 엄청난 감정 발산과 함께..

그렇기에 슬픈 일은 가능한 한 피하고 싶다.
난 그렇지 않아도 성향적으로 위험하니까.

그런 맥락에서 새삼, 나를 건강히 낳아주신 부모님이 감사하다.
그리고 나도 건강하고 싶다.
그 분들의 건강도 기원하며.


5.
하루, 이틀 늦었지만 만나지도 못하는 아빠에게 생일 축하 메시지를 날린다.
이 곳에는 (적어도 아직은) 엄마가 오지 않기 때문에 더 맘껏 놀 수 있다.

누가 뭐라해도 당신은 나의 아버지이며 영원한 영웅이다.
당신이 그 어떤 죄를 지었어도 그 사실은 변하지는 않는다.
(아니, 웬만하면 변하지 않을 거다..)
주님이 당신을 사랑한다는 사실에 변함이 없듯이.

추권사님께서 2년전에 해주신 그 격려의 말을 반복해본다.
나는 어쩌면 지금 이 세상에서 그 사람을 가장 사랑하는 존재 일 수 있으니
아무리 힘들어도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아직 고작 12년밖에 지나지 않았다.
요셉의 13년을 목표로 해왔지만 아무래도 그의 고난은 더 길어질 것 같으니
나도 더 긴 싸움을 위해 철저히 재장전을 해야겠다.


6.
그러니 싸우자 16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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