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방문

from hur cosmos 2013. 1. 11. 00:55

12월 중순무렵부터 작동을 멈춰있던 나의 "정신"이, 이제야 조금씩 작동을 하는 것 같다. task after task인데다 시간에 쫓길 수 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 조금 천천히 시간을 갖고 무언가를 "사고" 하지를 못했다. 하지를 않았다고도 할 수 있지만.


'12-13 동북(ㅋㅋㅋ)아시아 방문기의 주 목적은 달성을 했다. 아마도 꽤나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렇지만 무사히 끝냈다는 안도감과 성취감은 온데간데없고 나는 또 구멍과 틈을 묵상하는데 급급했다. 


그렇지만 기대했던, 혹은 예상치 못했던 사람들을 통해서.. 내가 기대한 것 이상의 inspiration을 받은 것 같다. 이제야 비로소 내가 그토록 갖고싶던 quality time들을 통해 지난 열흘간 있던 다섯 번의 고단한 비행이 보상을 받고 있는 느낌? 거기에 내가 정말 아끼는 사람들의 좋은 소식이 더해지니 금상첨화이다.


그중 내 눈에 띄인 한 현상은 결혼/결혼생활이라는 것을 향한 우려감과 기대감이 동시에 증폭되고 있다는 점? 지금 내가 느끼고 생각하고 있는 수많은 것들이, 미국에 돌아가고 나서도 나를 자극시켜줬음 하는 바람이다. 실천으로 옮겨질 만큼...ㅋㅋ


말씀을 보고싶어지는 마음, 기도가 하고싶어지는 마음, 좋은 관계를 이어가고픈 마음이 마구마구 생기는 건 참으로 고맙다. 한 동안은 저것조차 들질 않아 힘든 연말을 보냈다. 언제부턴가 의무감으로도 움직여지지 않는 내 몸이 참으로 무거웠다. 아무리 의무감<<<필로 작동되는 나이지만, 나는 꽤 진지한데 주변은 자꾸만 어깨 힘을 좀 빼고 나를 그만 놓아주라고들 하시니 것 참..


서울 날씨는 발가락이 떨어져나갈만큼 춥고, 내 감기는 떨어질 줄을 모르고 있고, 회사 돌아가면 또 어떤 뺑뺑이를 당할지 알 수 없지만, 그래도 감사하다. 나도 가끔은 이런 밝은 기운이 감도는 때를 기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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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뭐 그렇게 힘들다고 맨날 징징대며 살지만, 나가떨어지지 않고 하나님 나라 소망하게 하심  감사합니다
2. 나를 구원하신 하나님의 사랑을 더 깊게 경험하게 하심 감사합니다
3. 늘 나를 향해있던 시선이 아주아주 조금씩이지만 다른 이들 향하게 하심 감사합니다
4. 가정이라는 작은 하나님 나라 함께 가꿔나가고픈 분 만날 수 있게 해주심 감사합니다

ㅎㅅㅈ 드림 (GU, DC)


붙이지 못한 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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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고마비 총각김치

from hur cosmos 2012. 10. 21. 13:21

바야흐로 천고마비의 계절이것만, 쌀이 떨어진 나는 근 한달 반 정도를 집밥을 못먹고 지냈다. 미국 생활 경력 7년차인 주제에 차도 없고 면허도 없는 나는, 여전히 차 있는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기생해야하는 유학생보다 못한 처지다. 학생때는 누가 챙겨주기라도 하지만 이젠 그런 시기도 참 많이 지났기 때문에..

그래서 쌀이 떨어졌을 땐 너무너무너무너무 충격이었다. 분명히 더 있는 줄 알아서 맘놓고 해먹었 것 만. 흑흑. 여튼 다행히 동네 근처 일본 구멍가게를 찾아내서 현미 작은 봉지는 며칠전에 사왔다. 그리고 우연찮게 또 꼽사리껴 1주일 전에 H마트에 가게 됐는데.. 총각무를 파는거야. 내 주먹보다 작은 무를 세개 묶어놓고 1불 정도로.

여름에 동치미를 한번 담궈보고싶어서 굵은 소금을 샀었는데, not surprisingly.. 무는 냉장고 안에서 썩히고 굵은 소금은 고이 무셔두게 된 게 생각이 났다. 그리고 하필 얼마전 코알랄라에서 총각김치 편 나온게 생각나서 '에이 $1 정도면 행여 못해먹고 버리게 되도 되겠지(...)' 라는 생각으로 집어왔다.

주말동안, 뭔 필을 받아서인가 진짜로 실천으로 옮기는 기적이 일어났다. 집에 있는 재료가 비루한지라 잘 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럭저럭 필요한 양념들을 가지고 뭐 해보긴 했다. 결과물은 하루이틀 더 익어봐야 알겠지만 양념이 무 양에 비해 조금 많아보이는 걸 제외하고는, 그림은 그럭저럭 나오는 듯.

무엇보다 "실천으로 옮겨냈다", "김치를 담궈봤다" 라는 사실 만으로도 흡족하다. 역시 나는 의미지향형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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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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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 like a pirate day

from hur cosmos 2012. 9. 21. 11:00


크리스피 크림 3 다스. 겟!


talk like a pirate -> 1 piece

dress like a pirate -> 1 dozen


농담삼아 가보자 했던 것이 결국 변장으로까지 이어졌다.

저러고 나갔는데 사무실에서 크리스피까지의 1.5 블락 사이에,

걸어서 채 2분도 걸리지 않는 그 와중에 교회 지인을 마주쳤다는 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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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묵상이 너무 안되는 여러 많은 날 중 어떤 하루, 

가슴과 머리가 너무 꽉 막혀서 힘에 겨웠던 그런 날에

온라인에.. 아마 트위터에 넋두리를 올렸었다.


그리고 이후 그것을 보신 어떤 분과 그때의 트윗에 대해 이야기하며 이런 제안을 해주셨다.


시편을 읽어보고, 그 말씀을 가지고 기도해보라고..


그리고 어제 그것을 처음으로 실천해보았다.


유명 암송 구절이니 만큼, 옛날에 암송하던 중에 묵상도 여러번 했던 것 같은데

세상에, alas. 시편 1편이 이토록 나의 가슴을 울릴줄이야...


그 길을 가고싶다며, 가고 있는 것이면 좋겠다며 기도가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근데 어쩌면... 

악인들을 향한 저주가 나를 위로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앞으로도 그럴지도 모르겠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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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 D-1

from hur cosmos 2012. 8. 31. 12:27


힘이 불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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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지도, 착하지도 않으며, 독점욕까지 강하고, 은근 사람을 향한 호불호가 뚜렷한 나는 '좋은 소식' (e.g. 교제 and/or 결혼)을 접했을 때, 바로 축하한다는 말을 던지기 보다는 그 짧은 순간에 그 소식에 대한 나의 감상평을 머리속이 떠올리며 주츰거리는 류의 기분나쁜 사람이었다.


1,2년전에, 룸메이트였던 언니의 갑작스런 교제소식에 기뻐하기보다는 너무 화들짝 놀라, 나한테 이야기 해주지 않아 속상했던 마음에 울었던 기억도 나고ㅋㅋㅋ 그닥 친하지 않은 지인들의 약혼/결혼 소식에 참으로 기뻐해주기보다는 '훗 너가..?' 이런 마음을 많이 품기도 했다. 올 것이 왔다 하는 사람들에게도 "축하한다"는 말을 먼저 하기보다는 조금은 거만한 투로 "언제 하나 했어요~"스러운 코멘트를 더 잘 던졌던 것 같다.


한 마디로 "축하한다" 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니었다. 이 기분 나쁜 사실을 발견한 후, '의지'적으로 '자연스러운' 축하를 하는 방법을 조금씩 터득해나갔지만.. 뭐 여튼.


최근에 축하받고싶은 일을 겪으며,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예민하게 살펴보게 되었다. 나 역시도 놀랐었지만, 주변 반응 또한 과간인 경우가 많았다. 의도하지 않은 사람에게 알리게 되었을 경우에도, 유난을 떨며 기뻐해준 덕에 기뻐하는 것 조차 부끄러워하는 나까지 덩달아 더 좋아할 수 있는 계기도 되었고.


예민하게 군 탓인지, 역시나 조금 더 격하게 기뻐해줬으면 했던 반응들도 있었다☞☜. 그리고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 엄마의 반응은 역시나 ouch... 아무리 예상은 했다지만 축하는 커녕 {약간의 비약을 더해서} 싸움으로 번지게 만들었으니 나도 참 아직 갈 길이 멀다.


여하튼 아직 완존 공식화한 것은 아니지만, 참 감사하고 기쁘다. 그러나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거리에 있다거나, 덜 친근한 관계가 아닌 이상, 좋은 소식은 face to face로 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교훈을 얻은 것 또한 사실.


축하받고픈 일을 축하받을 수 있다는 건, 엄청난 축복인 것 같다. 만인에게 알리어 자랑을 하고픈 마음은 아니지만, 최소한에 내가 사랑하는 나의 주변인들한테 축하를 받는 것 또한, 모든 사람이 당연히 자연스럽게 누리는 것은 아닌 듯 하다.



가장 호들갑을 떨어줄 것을 예상한,

그리고 또 그리 해준 SY에게 special thank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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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저녁 비행기가 캔슬되서 할 수 있었던 일들 몇 가지:

1. 올림픽 남자 축구 한일전을 보고난 후, 여유로히 온라인 댓글 구경을 할 수 있었다. 포인트는 일본 포털사이트에서 그랬다는 것.. 거의 자멸의 분위기였던 걸 감안했을 때 나도 참 악취미다. 잉여력 UP.

그래도 이토록 집중+흥분 하며 본 축구경기는 지난 아시안 게임 결승 이후로 처음인 것 같다. 

2. 히브리서 2장을 볼 수 있었다. 원래는 가지 못할 예정이던 금요 성경공부 모임에서 히브리서를 보는데.. 컨디션이 안좋았던 것도 있다지만 이거는 너무 어렵자낰ㅋㅋㅋㅋㅋㅋㅋㅋ 괜히 히브리서가 아니었음.

그렇지만 하나 깨달은 사실 하나. 나는 내러티브보다는 서신서가 쬐끔 더 적성에 맞는 것 같다. 아 근데 그건 정해진 같은 양의 시간을 할애하며 두 다른 종류의 말씀을 묵상한다 쳤을 때...나를 조금 더 두근거리게 만들고 말씀을 향한 열정을 타오르게 만드는 건 서신서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이것은.. 내가 내러티브로 되어있는 (가령 복음서들)을 아직 잘 볼 줄 몰라서 그러는 것 같기도? 우리가 익히 들어온 비유의 해석을 뛰어넘는 나만의 묵상이 온전히 이루어졌을 때는, 내가 서신서를 통하여 경험하는 eureka moment보다 더한 희열이 경험할 것 만 같은데.. 그게 쉽지가 않다. 끙.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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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ts about me

from hur cosmos 2012. 8. 9. 12:13

누가 4번 아니랄까봐

누가 AB형 아니랄까봐

누가 외동 아니랄까봐

누가 일본에서 온 애 아니랄까봐.

넌 뭘 갖다붙이기만 하면 설명이 돼!




그래요 그게 나에요...ㅋㅋㅋ

예수 안만났으면 큰일났을 성격파탄자에요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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