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확장, 그 축복

from hur cosmos 2013. 9. 27. 23:41


이례(?)적으로, 양가 부모님이 모두 한국에 계심에도 불구하고 사정상 우리는 미국에서 식을 올리게 되었다. 식 전에는 나의 부모님이, 식과 신혼여행 후 며칠은 시부모님께서 신혼집에 머무시는 모양으로 대략 9월 한달은 부모님 밥 실컷 먹으며 지낼 수 있었다.


하필 식전 오신 우리 부모님께서는 빅데이를 위한 노동을 뛰시는 바람에 구경은 커녕 말그대로 뒷바라지만 하고 가셨다. 그나마 방문 초기에 동굴관광 한번과 등산 한번 모신 것으로 처음으로 버지니아 경험을 하셨다. 그이전에는 차 없고 면허없는 도시촌년 딸내미 방문하느냐 도시 관광만 주구장창 하셨었는데..ㅎㅎ


여하튼 이번에 내게 새로웠던 것은 역시나 시부모님하고 같은 집에서 보낸 며칠이었다. 신혼여행 다녀온 직후 바로 출근을 하는 바람에 집안일이라곤 거들지도 못했는데 (원래 잘 하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식사 한끼를 해드리지 못하고 내내 어머님 밥만 축내는 밥보가 되었다 ㅜㅜ 뭐 내가 새내기 며느리로써 얼마나 제역할을 못했는지를 탓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고..


단지 시부모님 and/or 남편과의 소통법을 보면서 우리 집과의 당연한 그 차이에 계속해서 놀라는 며칠을 보냈다는 것.


일단 그 식구는 사이가 좋다. 이렇게 말할 때 특별히 내가 우리 부모님과 사이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시댁은 대화가 많다. 그리고 그곳에 남편이 끼어들 때.. 신앙 이야기, 신학 이야기, 교회 이야기가 80% 이상을 차지한다는 것은 정말 큰 문화적 충격이었다.


대형교회 장로님 집사님 정도면 원래 다 그러신가? 유명한 신앙서적 작가 이름들쯤은 줄줄 꿰뚫으며 실제로 여가 시간에 그걸 읽으시고? 생각해보면 내가 지금 속한 교회나 공동체에서 이정도 집사권사장로님들은 많으실텐데 이러한 분들의 나의 '부모' scope에 들어왔다는게 내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남편이 부모한테 '무엇이 진짜 복음인지'에 관한 설교를 침튀어가며 매일매일 해댄 것도 그렇고. 물론 그런 모습을 처음 본 건 아니지만 그가 그러는 대상 중에는 부모님도 포함이 된다는 것이, 대견하기도 지겹기도 부럽기도 했다. 


그 연장선에서 내 눈시울을 붉게 한 것은, 시부모님께서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날 여러 말씀 후에 손잡고 둘러앉아 기도하는 시간을 가진 것이었다. 어릴 적 나는 매일밤 친아버지의 기도와 함께 침상에 눕곤 했다. 그 어릴 적 기억과 경험이 얼마나 강력한지, 내가 굳이 부탁을 해주지 않는 이상 기도를 먼저 와서 해주지 않는 엄마에게서 상대적 실망을 느낀 적도 있었고, 심지어 현재의 남편에게도 이런 기도의 시간을 갖자고 먼저 제의를 했던 건 나였다. 여튼 친아버지를 제외하고는 내가 먼저 손을 내밀지 않는 이상은 그 누구도 먼저 이렇게 기도 하자 suggest를 해준 적이 없었는데, 마치 내가 이상으로 그리던 가정의 모습을 그 찰나에 경험하게 해주셨다. 어찌 보면 참 사소하고 작은 일이지만 나에게는 나의 향수를 자극하는 그런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 누구도 아닌 부모님한테서 우리의 기준을 세상에 두지 말고 오직 하나님께 두며, 도움을 구하며 살라- 라고 하는 조언만큼 현실적으로 와닿고 실용적인 게 없던 것 같다. 부모님께서 그런 말씀을 해주시니 무게감이 달랐다.


굳이 차이를 나열하거나 대조하고싶은 생각은 없지만, 나의 부모님하고는 경험하지 못했을 몇몇 경험들을 통해, 확장된 가족을 통한 축복을 누릴 수 있는 시간이었다. 터져나오는 감사와 함께. 다행히 이것이 나의 가정을 향한 비관을 키우기보다는, 앞으로 나아갈 바에 대한 생각을 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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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 long, dear sis!

from hur cosmos 2013. 7. 20. 05:00



아끼는 후배 동생이 5년간의 미국 생활을 뒤로 하고 얼마전에 귀국했다.

학교의 과 직속후배이기도 하지만, 내가 인도하던 성경공부 그룹의 원년멤버이기도 했던 친구와의 이별이라 그런지, 더 감정적이 될 것 같....아서, 그것을 애써 억누르려고 평상시의 몇배는 노력했던 것 같다.

이제는 종종 쿨한척 이별에 익숙해진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별은...이라는 cliche가 마음에 되새겨진다.

훗날 이 친구가 디씨에서의 대학생활과 신앙생활,

이곳에 만난 사람들과 보낸 그 청춘의 시기를 어떻게 기억하게 될지 참 궁금하다.


아직은 손이 많은 가는 동생인데.. (그래봤자 나하고의 나이차는 고작 한살 -_-;;)

한국에서 어떻게 성인으로써의 삶을 씩씩하게 꾸려나갈지 걱정되는 걸 보니.. '동생'이라는게 그런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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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주례 목사님과의 첫 프리매릿지 카운설링의 시간을 가졌다. 첫시간이니 만큼 예비 신랑/신부의 살아온 이야기를 목사님께 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제 나의 그닥 밝지만은 않은 10대시절과 20대 초반 시절은 아무 거리낌, 스스럼 없이 슬슬 나오는데.. 과연 나는 나의 20대 중반을 어떻게 정리하고 있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아직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에 객관화 시킬 수 없는 부분이 많겠지만, 뭔가 resume를 update시키지 않고 취직 원서를 집어넣은 찝찝한 느낌이랄까?


한 인간이 또 다른 한 인간을 온전히 제대로 아는 것은 평생을 다해도 완성될 수 없다는 걸 이론적으로는 알지만, 내 이야기를 하도 떠들어대 나에 대해 할 말이 고갈됐음을 종종 느끼는 내가 앞으로의 결혼 생활을 통해 또 어떻게 변화되련지 궁금하다. 미안, 아직은 상대방보다 내 자신이 더 궁금한 소녀다 난(...)


이날 가장 기억에 남은 건 목사님의 기도중에 들린 "서로의 피고름을 빨아 줄 수 있을 정도로..." 라는 표현. 나는 분명 엄청난 의지를 가지고 이 결혼생활이라는 것을 시작하기로 내딴에는 마음을 먹었지만, 난 아직도 결혼 서약 그 숭고핟 vow에 자신있게 아멘을 할 자신이 없다. 그 '기쁠때나 슬플때나 건강할때나 아플때나' 하는 그거 말이다. 이 서약을 한 모든 커플들에 경의를 표한다. 그들 중 40%가 나중에 어떻게 됐든 말든지간에, 그 순간에는 그것을 다짐했다는 뜻일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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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지금쯤 밥 먹는 시간, QT하는 시간, 개회 예배, 조원들 만났을 시간 등등등..

내 몸은 여기서 (그지꺵깽이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지만

내 마음은 인디에 가있는 많은 분들과 자꾸 함께 하게 되는 건 어쩔 수가 없구나.


나보다 오래 다닌 베테랑이 많은 가운데 고작 4년 갔다온 내가 내밀 명함은 없지만

그래도 지난 네 번의 여름을 함께 해온 코스타는 내게도 여러 뜻을 지닌다.


무엇보다 내가 가장 아끼는 동생들과 동료들이 그곳에 가있는 지금

그 곁에서 함께 웃어주고 울어주고 하지 못하는 것이 너무나도 괴롭다.

내가 있었다 한들 바뀌는 건 없었겠지만 그-래-도!


부디 참석자와 섬기는 사람들 한 명 한 명이 쏟아 부은 것보다 더 큰 주님의 사랑을 경험하고

그리스도 안에서 누릴 수 있는 참 자유함을, 그 나라를, 그 사랑을 소망하는 시간 되기를. 


그리고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이곳에서 천국을 애써 그리며 보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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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disagree with 48% of the posts I see on facebook and I feel extremely uncomfortable.


내가 타임라인을 보며 하는 짓은 ㅉㅉ 혀를 치거나, 부러움시기질투를 애써 승화시키거나가 반 정도를 차지하는 것 같다. 나머지 반은 그래도 라잌도 누르고 관심있는 사람들의 일상을 들여다보고 하지만.. 부정적 감정을 일으키는 포스트들이 반 씩이나 된다는 생각에 나는 상당히 (심기가) 불편하다. 베리베리 언컴퍼터블.


또 하나 불편한 것은.. 원래는 페북이라 함은 내가 무엇을 올리냐에 따라 나의 이미지를 조정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라이크, 즉 좋아요라고 번역되는 그 버튼 하나가 참 많은 의미를 담는 것 같다. 그 엄청난 가벼움에 비해. 내가 자의식이 강해서 이런 피해망상이 있는 것이겠지만, 난 별로 라잌을 누르고 싶지 않은 온 세상 모든 사람들이 라잌을 한 듯한 사진과 포스팅이 올라오면.. 묘한 피어프레셔를 느끼는-_-; 괜히 내가 못된 사람이 된 것 같은 죄책감? 그래서 라잌에 인색한 내가 라잌을 난발하게 만든다. 끙..


아 제발 싸이 일기장에나 썼으면 하는 글들을 난발하는 사람들 + 나와 너무 동떨어진, 내가 결코 살지도 못하고 살고싶지도 않을 삶을 살지만 묘한 시기질투가 나서 어쩔 수 없는 몇몇 지인들의 삶을 타임라인에 안보이게 한 적이 있다. 근데 또 후자 그룹은 굳이 이름을 검색해가며 들어가 보고...;;;; 여튼 이제는 그들의 삶을 훔쳐보아도 (뭐 공개한 것들이니 훔쳐본 건 또 아니지만) 순수히 부러움을 인정하고 나쁜 감정을 일으키지 않게 되어서 '아 나도 좀 솔직해졌네. 아주 조금 컸네 짜샤^^' 하며 기특해한 것이 극히 최근이것만.


이래서 이런 것에 마음과 시간을 너무 뺏기면 안되나보다. SNS를 소통의 통로로만 사용할 방법은 없는가? 소식을 전하고픈 지인들만 내 연결망에 남겨놓는다면 가능하려나. 근데 그게 또 되냐고. 아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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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슨 매직

from hur cosmos 2013. 5. 1. 02:36


비루한 내 몸에 운동의 단비를 내림으로 인하여 오히려 더 망가진 신체리듬 및 맛간 호르몬분비.

기분 또 어찌나 안상큼 안달달 안평안 안유쾌 한지

벚꽃이 짐과 함께 내 정신도 땅밑에 묻어버린 느낌이었다.


브아솔 노래로 더 슬픈 척도 해보고

스티비원더 노래로 내 맘을 달래보기도 하고

프린스와 마이클잭슨으로 업 시켜보다가도


결국 지금 나를 치유하고 있는 건 빛돌이들의

"Why so serious 다 잘 될 거야" 한 마디라는 사실?


"Baby 날 어떻게 생각해 Baby 어떻게 생각해" 라고 부를 때마다

나도 모르게 무언의 대답을 하게 만드는 그대들은 진정 수많은 누나들의 엔도르핀이구나.


이거시 샤이니 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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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맞이하는 대가는 어째서 이리도 혹독한가?


1.

피겨 시즌이 세계선수권과 함께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그리고 그 마지막은 우리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연느가 아름답게 장식해주었다. 그녀가 우승을 할 거라는 당연한 믿음과는 별개로, 사실 좀 많이 긴장이 된 시청자가 여기있다(...) 월챔이니까(...) 시간이 쬐끔 지나고 해외 중계 영상이 잔뜩 올라온 현재, 나는 또 그때의 감동을 되새기며 혼자 흐뭇해하며 언제 무슨 걱정을 했냐는등 즐기고있지만. 이번 연느의 경기를를 통해서 나는 몇가지를 확인을 할 수 있었다. (예수님, XXX목사님, YYY장로님, ZZZ집사님같은 예를 제외하고) 어쩌면 그녀는 내가 유일하게 자신있게 "존경합니다!"라 할 수 있는 public figure일 거라는 것. 그리고 그녀의 경기영상은 나의 우울에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는 준다는 것? 그나저나 내 러시아 룸메가 이야기하기를, 소치는 야자나무가 자랄 정도로 따듯한 러시안 휴양지라는데... 뭥미?



2.

3월 25일 오늘부로 MBC FM라디오개편. 일년에 두번 있는 개편이지만 있을 때 할 때마다 심장이 철렁거리는 일이 하나씩은 터지는 것 같다. 소위 말하는 "기다리고 있던 개편!"은 몇년에 한번 있을까말까고. 프로그램 폐지 밑 이동, DJ 하차 밑 변경, 제작진 하차 밑 변경 등등이 주를 이루는 MBC의 FM라디오 개편은 나에게 있어 가슴 아픈 개편과, 억수로 슬픈 개편 이렇게 두개로 나뉘는 것 같다. 재처리 OUT이라는 결과를 정말 긴긴 세월 끝에 얻어냈다만, 이미 그가 들어오기전의 아름다운 모습은 온대간대 없으며, 파업기간 높으신 분들의 심기를 건드렸을 수도 있는 아주 쬐끄만한 방송이 결국 폐지되었다.



3.

아팠다. 성실히 나가는 모임을 내가 웬일로 땡땡이를 친 벌인가 -_-? 꾀병이 진짜 병이 되어 하루만에 돌아왔다. 교회를 가지 못할 정도로 아프기는 또 오랜만. 근데 하필 그날 오랜만에 김목사님 설교였다 그러긔.. 크엉. 여튼 몸 가누기도 힘들 정도로 아픈 날이 하루쯤은 있어야지 내게 봄은 허락되나보다 싶다. 근데 아팠던 것보다 더 황당한 건, 완쾌되지 않은 몸을 이끌고 꾸역꾸역 월요일 아침에 눈 뜨자마자 출근해야지ㅜㅜㅜ 눈물을 흘리며 본 풍경은.......



4.


이거니까??? 그렇지만 나는 정시 출근 했긔 ;) 뭐 저만만큼 쌓었어도 결국 따듯해서 몇시간만에 녹았으니까... 그렇지만 벚꽃은??? 벚꽃은????? 우리는 지금 하늘하늘 핑크빛 벚꽃이 만개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5.

회사에 입고 간 바지 (난 큐롯이라고 부르겠음)이 짧다고 경고먹었다. 아니 내가 한두번 입은 옷도 아닌데? 심지어 학창시절에 단 한번도 옷 단속을 당할 일이 없던 (교복이 없던 탓도 있고, 조신히 입고 다닌 덕분도 있고) 이 내가 직장 생활을 시작하고나서 이런 단속을 받네. 맹세코 이야기하지만 나보다 심한 언니들이 훨 많다 이 곳엔ㅋ




허튼 일상 잡소리를 늘어놓았지만, 여튼 봄은 쉽게 와주지 않는 것 같다. 생명이 잉태되는 계절은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은 것인가? 그만큼 에너지도 많이 필요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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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날짜를 바꾸게 되었다. 아니 아직 바뀐 건 아니지만 그리 될 것 같다. 그리고 이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듣고 멘붕을 겪은 나는 감정적으로 진정하는데만 36시간 이상이 걸렸다. 마음이 가라앉고 이성을 되찾고 나니 내가 겪은 엄청난 무드스윙에 언제나처럼 한없이 부끄러워지지만 "soo! don't be embarrassed. what you are doing is difficult." 라는 메일 글귀에 나를 또 한번 진정시켜본다.


이번 일(?)로 인하여 내가 설치해놓고다니는 자기방어벽을 오랜만에 엿볼 수 있었다.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 위하여 확인과 인증을 거듭 거듭 거듭 했었다. "정말로요? 정말 이 날 해도 괜찮아요? 정말 정말로요? 요러요러한 단점이 있는데요?" 그치만 결국에는 우려하던 일이 일어나버렸다. 그로 인해 무너진 나의 자기방어의 벽은 어찌나 나를 속수무책으로 괴물화 시키던지. (결코 그날이 정월대보름이었어서가 아니다) 최고의 방어는 공격이라 했던가? 굳이 거창하게 국제관계학에서 현실주의(realism)라는 컨셉을 내놓지 않아도, 나를 보니 이것은 연약한 존재가 취하는 본능적 자세인갑디.


'감정적이다'라는 형용사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고 믿어왔다. 첫째는 감정 기복이 큰 것. 둘째로는 쉽게 그 감정을 일으키는 것. 두 번째 정의는 어쩌면 예민, 민감등에 더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예민하다'는 것에는 또 두 가지 차원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첫째는 말 그대로 잘, 더 쉽게 무언가에 반응하는 것. 둘째로는 일일이 모든 것에 반응하는 것 -_-;


어떤 정의와 차원과 측면을 갖다 내세우든간에 나는 감정적이고 예민한 사람이다. 보편의 기준을 어따 둬야할지는 모르겠으나 남들보다 맘고생을 사서 하는 것 같다. 문제는 나 혼자 겪으면 될 그 피곤을 최측근에게 보너스까지 더해서 전이시켜버린다는 점? 행복을 나누면 배가 되고 고통을 나누면 반으로 줄지요^^ 라는 캐치프레이즈는 진리가 아니었다. 


하나 그래도 다행인건 요 몇주 며칠 새 미친 듯이 우물파며 우울의 나락에서 취해있던 나의 현실감각이 조금 살아난 것? 내 딴엔 나는 현실적인 사람이라며 고집을 피워보지만, 진짜 현실적인 고민을 할 때와 우물 속에 있을 때의 괴리가 꽤 크다는 것을 비로서 조금씩 인정해본다. 성장과 성화의 과정은 멀고도 험하다.




# a day i was saved from a great piece of music as well

# spotify ft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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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 3년차, 학부 3학년이 되었을 때, 나도 이제 이 나라를 언제 떠날지 모르니 미국에 있는 동안 다녀올 수 있는 공연은 최대한 많이 다니자! 며 이치고이치에 정신을 투철히 지키기 시작했다. 그렇게 경제상황과 여건이 닿는데로 다니다보니 어느새 나는 이 동네에 꽤나 정착을 해버렸긔... ?! 나름 내 주변에서는 문화인으로 통하는 것 같기도 아닌 것 같기도.


여튼 그런 내게도 손에 땀을 쥐게끔 만드는 아티스트들이 있다. 바로 유로피안들. 보통은 그래도 내가 알 만한 유로피안이라면 음반 하나 내고, 대~충 유럽 대륙좀 뛰고 나면 미국도 오기 마련인데, 이 분은 2007년 이후에 무려 정규앨범을 두 장이나 더 냈음에도 불구하고 디씨에서는 공연을 하지 않았다. (아마) 공식 미국 투어도 없었고. 아니 공식 미국 투어가 아닌 이상 디씨 올 일은 없지만 보통은-_-;; 그렇지만 고사이 내한은 세 번이나 하는..... orz


여튼, 어제 공식 사이트들을 통하여 우리에게 선사해준 발렌타인 선물은 바로 그런 그의 내미(來美) 소식.

5년의 염원 끝에 올 봄 드디어 볼 수 있게 되었다♡♡♡ 그것도 굉장히 아담한 공연장에서 *-_-*

올스탠딩 공연은 오랜만이라 체력을 좀 키워야 하겠지만 이쯤이야.


(pre-sale 티켓팅을 무사히 성공한 것으로 데미안 라이스의 내한 (또....orz)에 대한 상실감을 위로해야지.

이 오빠는 새 음반도 안내니 미국 올 일도 읎어. 근데 또 해외 패스티벌은 가끔 다녀. 힁.

내가 아무리 the Script 공연을 두 번씩이나 가고, Lisa Hannigan을 여러 번 보려고 했어도,

나의 페이보릿 아이리쉬는 당신인데 말이야..)


하여튼, 오랜만에 똘끼충만한 공연이 되겠구나!

그를 만날 때 쯤이면 나의 positive energy가 이미 많이 충전되어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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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차 + 감기 크리에 청소는 커녕 unpacking 마저도 못하고 있지만, 전기장판을 켠 침대 위에서 새 카메라랑 친해지는 중. 테크놀러지는 위대해 라며 입을 다물지 못하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도시촌년이다. 따지고보면 그렇게 기계치도 아니것만 스마트폰 입문도 카메라 입문도 상대적으로 늦었지 않았나 싶다. 한번 익숙해지면 괜찮지만 어찌됐건 overwhelming step들이긴 했다. 여전히 그렇고..


지금 현재 시차로 이상한 새벽시간에 눈이 떠버린 나는.. 정말로 비가 오는 소리를 창가 넘어 듣고있다. 비가 오는 밤 잠 못 들면 이런 기분이구나 싶네. 그나저나 뮤비를 제대로 보는 건 거의 처음인 아래 뮤비. 노골적인 90년대 냄새에 촌스러움을 넘어서 귀염까지 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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