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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최근에 만난 사람들을 통해 느낀 점 1. 2011.02.10
  3. Steve's and Soo 2011.01.13
  4. M에게 쓰는 편지 2011.01.06
  5. 2010년 결산 2010.12.30
  6. 가을편지 2 2010.11.05
  7. 맛있는 음식 2010.10.11
  8. 교회 이야기 주절주절 2010.10.04
  9. 최근의 dc 2010.09.29
  10. 2010 KBS 가을 수양회 2010.09.29


:
XXXX
XX도 부르쥬아&엘리트가 싫어요?



XXXX;
요즘에 하는 생각은 엘리트는 머리가 좋은 사람이 아니라 
좋은 대학 나온 사람이고 좋은 대학은 비싸고
비싼 대학 나올려면 돈 많은 부모의 자식이여 하자나.
그럼 엘리트와 부르쥬아는 부자나 모녀관계라는 결론.

가장 대표적인 예: 조지 부쉬
Texas A & M 에 불합격한 부쉬가 
어떻게 Yale에는 합격을 헀을까???

아마 하고 싶은 질문이 왜 이민자들은 유학생들을 싫어하냐
인것 같은데...

서론이 길었는데 싫어하는 이유 2 개:

1. 성경적이면서 나의 가식적인 이유는 예수님이 가난한고 
낮은 자를 사랑하시고 부유하고 높은 자를 미워하셨고 내가 
좌파이기에 자본주의가 아닌 공산주의를 지지하기 때문.

2. 솔직한 나의 마음은 나도 저 사람들처럼 부모 잘 만나서 
호강하면서 돈 걱정 안하면서 살고 싶다는 질투/열등감과
왜 우리 부모님은 저 부모님들 처럼 능력/돈이 없을까? 라는 
불만에서 나오는 분노를 부르쥬아와 엘리트를 향한 미움으로 표현하는 것이 아닐까 라고 나는 생각해.

1.5세와 이민자들은 고아야.
엄마에게 버림 받은 아이가 고아이드시 조국에게 버림받고
조국에서 얼마나 살기 힘들었으면 인종차별 당하면서도 
남의 나라에서 눈치보며 살아야 하는 고아.
유학생들은 이민자들 보고 영주권/시민권 소유자라고 
부러워할지 모르지만 그건 애 못나는 집에 무자식이
상팔자라고 하는 것과 같은 것이지.

수진아,
XXX나 다른 친구들 만나면 그냥 이뻐해줘 ^^

p.s. XXXX은 水溱이가 유학생이건 부르쥬아건 
엘리트일찌라도 너무나도 많이 사랑한단다 ㅋ 




이 답변을 10cm가 부른 이소라의 바람이 불다를 들으며 
읽었더니 감수성이 확 올라가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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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코스타에 참석한 2009년, 나는 엄청난 문화충격을 받았다. 주관적 기준으로 자기 인생이 힘들지 않다 하는 사람은 드물겠지만 인디컨퍼런스에 참여한 과반수 이상의 이민자들의 삶이 내게는 지나치게 충격적이였던 것이다. 엘리트 출신이 난무하는 KBS와 유학생 출신 인구가 높은 교회에 참석하던 내게는 이민 온 1.5세들의 고충이 새롭고 낯설기만 했다. 재정적인 상황과 공부를 하는 여건만 객관적으로 보더라도 나는 인생을 너무 편히 살아온 편에 속했기 때문이다. 내 딴에는 우리 학교에서는 내가 가난한 측에 속해서 기죽지 않고 살아남으려 바둥되며 허세부리던 시절도 있었는데..

그렇게 첫 코스타는 나의 시야를 확 터주는 역할을 했다. 그렇지만 2009년 그리고 2010년에 이어 코스타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이 내게 준 인상은 그 어려운 환경 가운데에서도 하나님을 붙잡는 그들의 대견함이였다. 광야에 내던져졌기때문에 붙잡을 것이 주밖에 없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힘든 상황 가운데 하나님을 만나고 그 안에서 성장해왔다는 친구들과 동생들이 너무, 너무나도 대견하고 사랑스러웠다.

최근에 그 두번의 코스타를 통해 가장 많이 친해진 두 자매 (동생)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근데 오랜만에 그들을 만나 내가 받은 인상은 사뭇 달라져있었다. 대견함은 여전히 바닥에 깔려있지만 새로 내가 느낀 것은 "아.. 예수를 진짜로 믿는다는 우리들도 아직은 응어리와 상처가 많이 남아있구나. 치유와 회복.. 성화의 과정은 정말 평생 끝나질 않겠구나" 하는 것이었다. 아마 이런 생각이 든 건 최근에 내 자신을 두고 저런 생각을 많이 했기 때문이였을거다. 

지난 가을 학기부터 KBS에서는 로마서를 묵상했다. 그리고 지난 주에 그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되었는데 (olleh!) 로마서를 묵상하면서 내 생애 이토록 자주 그리고 깊이 나 자신을 죄인이라 고백한 적이 없었다.  그건 말씀에 비춰진 부분도 있을테고 지난 학기부터 유독 환경적으로 사람과 부대끼는 시간이 극적으로 늘어버렸기도 하고. 여튼 내가 실제로 감지해왔던 것 이상으로 나란 인간은 이리도 모나다는 걸 깨닫는 건 참.... 어찌 표형할 것도 없이 힘들었다. 

그리고 그 여파로 요즘은 더 힘들다. 지난 시간이 나의 죄인됨을 인정하는 시간이었다면 지금은 그 죄인된 내 모습을 갈아엎는 과정을 겪고있는 것 만 같아서. 요즘 새삼 회심이란 단어를 묵상하게 되기도 하고... 다시 새롭게 예수를 만나는 것 같은 설렘도 있고 그렇다.

여튼 요점은,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한 말이겠지만... 예수를 만나면 만날수록 직면하게 되는 굳은 살이 더 두꺼워지는 것 같다. 내가 발견하는 나의 죄는 횟수를 거듭할 수록 그 더러움이 더한 것 같고 어떻게 보면 우리가 한층 더 깊은 내면의 문제를 접하게 되니깐 그런걸까 하는 생각이 든다. 생각지도 못한 쌩뚱맞은 곳에서 용서의 대상이 튀어나오기도 하고 (그것이 나 자신일때도 있는데 그럴땐 어떻게 해야할지 참 당황하게 되곤 한다), 내가 본의 아니게 준 상처들이 수면 위에 떠오르기도 하고. 나날이 더 subtle 한 단계를 직면하게 된달까. 

어릴 적 인간의 무의식에 대해 고민하는 계기가 생긴 이후, 심리학을 향한 관심이 참 많이 생겼었는데 과학적 접근은 아니지만.. 예수를 만나고 성경을 보니깐 나는 어느새 신학자, 사회학자, 철학자, 사상가, 그리고 이젠 심리학자가 되어간다. ㅋ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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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ve's and Soo

from hur cosmos 2011. 1. 13. 05:31

I saw Stephen A. and Stephen P. talking in the hallway while I needed to talk to Stephen P. 
After they were done with the conversation, they asked me "Do you need Steve?", pointing out each other almost spontaneously.

Confused for a nanosecond, but then I pointed out Stephen P. right away. 
And at that very moment, they said, answering to their own questions,

"Yes she definitely needs Steve."
"Oh yeah sure."

They were both Steve, having exact same spelling of Stephen.
So this is how I finally got to talk to Steve P. (I talk to Stephen A. almost everyday), after working three months in the firm.


"What was your name again?"

"Soo."

"What about your last name?"

"Hur. H-U-R.."

"Soo Hur."

"Well my full name is actually Soo Jin but people just call me Soo here"

"Soo Hur... That just sounds like what our clients might say... like... soo hur (sue her)..."

".....................Hahaha that was good."


And now I am waiting for Steve P. to reply back my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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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에게 쓰는 편지

from hur cosmos 2011. 1. 6. 05:00

답이 늦어져서 미안해.
나 아직 할머니한테도 새해 인사 못한 년이다..
머리 속에 인사하고픈 사람들은 매일매일 스치는데
실천을 못하면서 매일 쌓이기만 하니깐
엊그제부턴가 급격히 자괴감에 우울해지고 있어.

일 하다말고 왈칵 하고 울어버릴 것 만 같아서
눈치 안보고 핑크색 배경에 토끼가 있는 (내 스킨임)
미니홈피 창을 당당하게 켜고 이걸 쓰고 있다.

내가 존경하는 한 분과 상담을 받다가, 
"남(자) 칭찬해주는 것이 죽기보다 힘들겠냐" 하셨는데
나한테는 실천보다 죽는게 더 쉬울지도 몰라.. 멘탈리 말야..



일단 너도 새해 복 많이 받아.
생의 한 획을 긋고 새로운 시작을 kick off할 해이니
마음만은 조금 남다를 수 있겠지만
1년 먼저 겪어봐서 아는데.. 별거 없어.... 홍홍홍



짧은 겨울, 아직 끝나지도 않았을 방학 동안 많은 일이 있었겠네.
근데 만일 일어나야 할 일이 일어난 것이라면
지금 이 시기, 너희 둘이 얼굴 보고 얘기할 수 있고
네가 가족과 친구들 사이에 있는 동안 일어나서 다행인 것 같아.

사람은 죽어도 남은 자의 기억에는 남는다잖아.
앞으로도 힘들 순간들이 불쑥 찾아오겠지만
엄-청 힘들었던 시기보다 더 힘든 순간도 있을 수 있겠지만
뭐 어쩌겠니. 다 우리가 마주해야 하는 것들 아니겠어?
이런 상황들에 달달한 말 따위 소용도 없고 후후..


진부한 클리셰를 몇 가지 늘어놓자면
내가 XXX를 만나보진 못했지만 네가 더 아깝고말이지
넌 이제 눈이 높아졌기에 상대적으로 전보다는 쉽게 연애에 뛰어들지 못할테고말이지
고런 즉 더 좋은 사람을 만날거다 이거지 ^^
아이고 기대돼. 그리고 올해는 좀 우리 좀 만나자 좀 당장 어?
나는 우리가 만나지 못한 2년 넘는 세월을 XXX의저주 라 부를겨.



그리고 네가 말한 그런 남자.......... 있어.
적어도 내 주변엔 없진 않아.
근데 그 사람들이 남자로써 괜찮은지는.... /먼산
여튼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생물체는 아닌 듯 하니 희망을 가져. 하하.


기쁜 한 해 되자.
감정적이고 일시적인 superficial한 행복 말고
정말 힘들 때도 감사할 수 있는 
고수의 내공-돋는 그런 기쁨을 누리는 ^^

세상 사람들과 함께 나도 나이 먹어가는 것에 투덜거리는 
척 하지만, 난 사실 나이 하나씩 먹어가는 게 좋아.

아주 조금씩이지만 내가 성숙해져가고 있을테고
무엇보다 개념없는 어린 애들을 욕하는데 죄책감이 덜 들잖아?



PS.
연말에 서른즈음에를 정말 많이 들었어.
특히 스케치북에 나왔던 장기하 버전으로..ㅋ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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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결산

from hur cosmos 2010. 12. 30. 06:04

↑ 위는 올 해 내가 페이스북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 모음



밴쿠버 올림픽 + 남아공 월드컵
누누히 얘기하지만 연아 그대가 없는 겨울은 참된 겨울이 아니오.
기말고사때쯤 되면 미친 듯이 연아의 동영상을 종류 별로 무한 반복하며
스트레스를 풀고 현실 도피 하던 것이 새록새록.
연아 덕분에 내가 갤질을 열심히 한 건 말할 것도 없다.

그리고 작년 한국프로야구 기아 우승에 이어
나의 선견지명(?ㅎㅎ)이 활동하여 초반부터 응원한 스페인의 아름다운 우승-
월드컵을 계기로 나는 공식적으로 바르샤 팬이 될 것을 선언하였다.
아주 조금씩이기는 하나 유럽축구에까지 손을 대기 시작해버린 해.



한국TV
유학생활 4년동안 실시간으로 본 한국 드라마라고는 그사세밖에 없었는데
한가했던 봄 학기 중에 네편에 가까운 드라마를 동시에 보기 시작한 바람에
지금까지도 그 여파로 무언가 하나는 꾸준히 보는 양상을 이뤄냈다.
어쩌다가 한번씩만 보던 쇼프로도 이젠 정기적으로 보는 것만 몇개가 됐나..ㅎㅎ
여튼 보아 하니 내가 올해 끝까지 본 + 끝을 볼 예정인 드라마가 총 10편 정도 인데
아.... 도저히 뭔가 하나를 꼽진 못하겠고
재탕할 의향이 있는 걸 고르자면 파스타, 산부인과, 신데렐라언니, 검사프린세스가 될 듯.
여튼 송중기와 박시후를 드라마 두 편에서 본 것이 내 눈에 캔디가 되어줌♡



졸업+취업
올 해 일어난 가장 큰 일을 대자면 역시나 이것이겠지만
2010년을 기억하고싶지 않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이미 2009년에 졸업 조건과 학점은 다 채웠지만, 
졸업을 미루고 미국에서 취업 준비를 천천히 하기 위해
어거지로 수업을 하나 더 수강하고 드디어 하게 된 졸업.

이후 5개월 가까운 시간을 날백수로 보내면서 대인기피증 엇비슷한 것도 오고
웬만하면 잘 사용하지 않는 단어이지만 우울증 같은 것도 오고
아 어쨌거나 막판에 취직이 되어 다행이기는 했으나 
이 시기에 대한 생각은 웬만하면 하고 싶지 않다.

아 일에 대해서도 참 하고픈 말은 많지만 이건 미루자. 힘들다.



KBS + KOSTA
다행히 계속 이어간 KBS 섬김에 덧붙여
올해는 코스타에도 마음을 많이 쏟을 수 있던 해였다.




라디오
옹달샘의 꿈꾸는 라디오 / 정엽의 푸른 밤 /이주연의 영화음악 / 전종환의 뮤직스트리트
를 메인으로 나의 라디오 인생이 돌아왔다. 
회사에서 있는 8시간반 중 6시간에 가까운 시간은 라디오와 함께 보내니
하루의 1/4은 라디오를 듣고 있는 샘이 된다.
어쩜 이제는 라디오가 취미 생활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지겨운 회사 생활을 견딜 만 한 것으로 만들어주는 밤~새벽시간 대 한국 라디오.
더군다나 최근에 정엽DJ가 나의 미니메시지를 이틀 연속으로 읽어줘서 매우 흥분했다지.
그러나 푸른 밤에겐 미안하지만 곧 유희열의 라천도 번갈아가면서 듣기 시작할 것 같다.



토이스토리
올 해도 참 여러 영화를 봤고 그 중에 훌륭한 작품이 너무 많았다.
그러나 내게 2010년의 작품상을 꼽자면 감히 이걸 꼽지 않을 수 없다.
나의 무조건에 가까운 픽사 사랑은 내가 토이스토리를 처음 본 96/7년의
토이스토리로 거슬러 올라가지.

나는 3이라는 숫자가 시리즈물에 가져다줄 수 있는 최고를 접했다.



공연
the Script와 요요마 아저씨. 그리고 메리포핀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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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편지

from hur cosmos 2010. 11. 5. 01:14

룸메들이 내게 편지가 왔다는 걸 알려주며 "생일이냐?" 라 
농담을 던질 정도로, 웬일로, 내게 우편 (광고가 아닌!)이 세 통이 와있었다.

신발가게 쿠폰과, W오빠의 헬로윈 카드, 그리고 한국에서 온 편지.
어디서 살 수 있는 것인지 알 수도 없는 하얀색 기본 우편 봉투.
순간 돈뭉치라도 들어있나? 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편지 치고는 꽤 두툼한 봉투를 열고 나니
여러 감정들이 교차되기 시작함을 감지했다.

전에 자기가 보냈던 편지들이 환송된 것을 보고
내가 편지를 보낸 줄 알고 기뻐 펼쳐봤다는..
아파트 방 번호를 쓰지 않아서 얼마나 많은 편지를 환송당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오죽 그것이 기뻤으면 본인이 보낸 봉투임도 모르고 열어댔을까 - 라 느꼈던,
언젠가 들었던 그 이야기가 머리 속을 스쳤다.

'봉투 속에 넣을거면 좀 날짜 순서라도 맞추던가..'

굳이 인생을 살아가는데 우선순위를 둬야할 정도로 중요한 일은 아니지만
그는 그렇게 그런 묘하게 상식적이면서 기본적인 일에는 영 감이 없다.

5월 초부터 10월 중순에 걸쳐 그가 썼던 편지들..
절대 한장을 넘기지 않지만 열통에 가까운 편지들이 한거번에 보내진 것이다.

꾸역꾸역 모든 편지를 날짜순으로 놓고는
하나씩 조금은 빨리 읽어내리기 시작했다.

'편지지도 어쩜 이렇게 촌스럽기 그지없는 것들을 샀을까.
아직도 이런 촌스러운 걸 파는구나.'

어떻게 할 수 없다. 나는 이런 것이 그냥 보이는 사람이다.
그것을 입밖으로 내보내 코멘트를 다냐 안다냐는 나의 선택이기는 하나
보여버리는 것을 보지 않을 순 없는 노릇 아닌가.

어찌 보면 짧은 한 장이라는 편지지만,그 양에 놀라서 그런 걸까.. 그의 그 행동력에 새삼 놀랐다.
여태까지 내가 받은 편지들에 갑자기 열에 가까운 수를 더하게 된 동안 나는 고작 두통 썼나 안썼나.
마음 속으로는 읽어내리는 내내 답장을 쓰고 있는데.


내 마음 속에는 쓰다만 편지들이 너무 많다.
끝내 보내지 못하고 버려버린 편지들이..
실제로 보낸 편지들 보다 훨씬 많을 거다.

그리고 그 결과,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기는 하지만
많은 인간관계가 내가 원치 않는 방향으로 흘러가버렸다.

기록은 그때그때 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 아는데
기억을 먹고 사는 동물이라 말은 하면서도
어찌하여 나는 자판을 두드리지 못하고, 펜을 들지 못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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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음식

from hur cosmos 2010. 10. 11. 15:41

내가 너무너무 맛있게 먹은 음식이 있어서
친구를 데리고 그 음식이 있는 음식점에 갔다.

그 친구는 근데 너무 맛없다고 한다.

그때 느낄 허탈감.
사람이니까 어쩔 수 없이 느끼는 안타까움이 있겠지.

그 음식이 절대적 기준으로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처도
우리에겐 모두 음식이 필요하단 사실에는 변함이 없지 않나.

플러스, 지금 당장은 이유식을 먹을지언정
언젠가는 이 딱딱한 것을 내가 직접 먹고 소화해야하는 데 까지 커야함을.

 
내가 4년에 걸쳐 배우고 경험한 것들을
몇분간의 대화로 요약하기에도 이리 버겁고 부족하고 답답한데

당신은 어떻게 이 문자와 언어로 본인을 드러내신 것도 모잘라
그것으로 지금은 족하니 너는 거기서부터 시작하여라  라고 하셨는지요.
(아 물론, 사람으로 오신 것이 key 이기는 하지만.) 

맛집 얘기로 시작해서 뒤늦게 삘레오더비기닝을 재탕하네.

마4:4, 요21:17


after having a chat with S모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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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hur cosmos 2010. 10. 4. 09:34
1.

최근에 Y언니와 교회에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했다.
이 지역에서 가장 큰 두 한인교회의 청년부에 각각 속한 우리지만
캠퍼스 성경공부 모임을 섬기면서 받는 교회의 서포트는 천지차이이다.

말 그대로 나는 서포트 -그 섬김에 대한 존중과 지지- 를 받고있고
그 언니가 속한 청년부에서는 아직 "용납"의 단계에 있다고 한다.
교회에서 여러 섬김의 자리에 있다가 거의 다 내려놓고 성경공부에 집중하기 시작한 Y언니의 주변은, 충분히 무언가를 섬길 수 있는 아이가 자꾸 농땡이를 치는 것 처럼 보이나보다.

사실 내가 속한 교회가 극히 예외적인 곳이여서 그렇지
KBS에서 섬기는 사람들에게 지역교회와의 갈등과 conflict는
이제는 고전이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오랫동안 지속된 화제이다.
결국 local church 와 parachurch의 대립 아닌 대립을 그리는 것이기 때문에.

지역교회에서 오랫동안 양육을 받아온 나로써, parachurch의 개념은 새로웠다.
그렇지만 말씀과 양육으로 내가 가장 크게 성장한 계기가 되었기 때문에
솔직히 내가 사는 지금 이곳에서.. 나에게 훨씬 더 많은 영향을 끼치는 건 parachurch이다.

Y언니의 고민은 그렇지만 그 고전적 화두에 있지 않았다.
지역교회분들이 KBS를 "교회"의 개념으로 보지 못하는 건
안타까운 일이나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에.

그렇지만 내가 걱정이 되었던 것 하나는...
과연 그녀가 섬기는 가운데서 느끼는 수많은 희열, 기쁨, 고뇌등을
공유할 수 있는 동역자 내지 친구라고 있을까 라는 의문이다.
Y언니가 속한 지역은 유독 형제님들이 majority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더 궁금했다.

금요일 밤에 성경공부 모임을 하고, 토요일 아침에 같은 지역 내에서 섬기는 자들이 모여서 갖는 
기도모임 이라는 시간이, 나의 이곳에서의 삶을 지탱해주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 나기에
지역교회에서는 불가능할 수 도 있지만.. 
적어도 같은 마음을 공유하는 진짜 동역자님들이 계시는 곳에서 
Y언니도 영적으로 충전을 하고, 도전과 위안을 받을 수 있었으면 했다.


2.
최근 내가 속한 교회 청년부에서는 소그룹 개편을 하게 되었다.
교회에서 가장 친하다고 부르던 언니의 속에서 떠나 다른 속으로 배치가 됐는데
속장님하고도 나름 아는 사이이고, 새 멤버들과도 얼굴은 익히 알았으나
별로 친한 사람들이 아니었던지라 정말 어색해서 죽을 뻔 했다.

내가 어떤 섬김을 하고 있는지 잘 아시는 속장님이시지만.. 
그 분은 내가 KBS라는 공동체에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기회 없이
혼자 굉장히 끙끙 거리며 섬기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듯 했다.
사실, 동년대의 동역자가 없어서 외롭다고 찡찡대기도 많이 했었다.

여튼 그러면서 이 교회 속그룹이 앞으로 나에게는 진솔한 고민을 나눌 수 있는
공동체가 되었으리라 소망하시고, 그리 될거라 확신하시는 것도 같았다.
사실 그렇게 되야 하는 것이 건강한 목표이고 그렇게 되지 말라는 법은 추어도 없다.

그렇지만, 사역으로 인한 경험과 감정을 공유할 수 없는 속원들 앞에서
내가 뭘 진솔하게 나눌 수 있겠어???!!!
라는 교만한 생각이 깊이 박혀있다는 거지. 지금의 나에겐.

지역 교회 공동체 생활도 나름 원만하게 하고 있다 믿어왔지만
그것은 내 배타주의와 차별이 낳은 safety zone 안에서의 착각.

교회 안에서 소속감을 잃어버린 내가
부리는 어리광 + 털어놓는 불만 이라 자신을 합리화시키고는 있다만
아직도 이렇게나 깨부숴야할 생각이 내게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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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dc

from hur cosmos 2010. 9. 29. 12:58

이제 겨우 한숨 돌리며 가을 내음을 만끽하려고 하는데 마음이 따라주질 않는다. 오랜만에 뮤지엄에 갔는데도, 즐기러 간 것이 아니라 의무감으로 갔다는 생각에.. 전혀 즐기지를 못했다. 그렇지만 다시 한번 순수하게 역사라는 학문이 얼마나 나를 흥분시키는지 재확인.

요즘의 나는 많이 외롭다. 여러 장소에서의 나의 소속을 잃고 바뀐 것이 큰 탓이겠지만 무엇보다 나의 이해자가 상실된 기분이 든다. 나의 자존감과 존재를 유일하게 확인시켜주는 곳이 있어 그나마도 숨통이 트이지만. 교회의 이쓔에 있어서는 최근에 겪은 변화들 + 나의 못되먹은 시기질투 때문이니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 내가 얼마나 배타적인 사람인지 몸소 느끼고 있다.

오늘 오랜만에 downtown에 나가고 관광을 하면서 다시 한번 이 도시가 내게 의미하는 바에 대하여 생각해봤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도시. 그러나 사랑과 증오는 종이 한장차이라는 세속 말이 있던가. 너무나도 사랑해서 너무나도 나를 가슴 아프게 하는 그런 곳이다, 이곳은.

지금 라디오에서는 드보르작의 신세계가 나온다. 왠지 모르게 웃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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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KBS 가을 수양회

from hur cosmos 2010. 9. 29. 10:28

가을수양회가 끝난지 60시간정도가 지났다.
4개월이라는 기간동안 백수로 지내면서 3번째로 간 집회 내지 수양회였다.

간코 수양회에서 공동체놀이 준비때문에 미칠 뻔한 게 벌써 한달전이라니.
그거 끝나자마자 바로 join하게 된 가을수양회 준비팀은
9월 한달을 KBS full-time 사역을 하게끔 만든 시기였다. 

이번에 맡은 건 조장훈련 사역. 수양회에서 처음 무언가를 해봤던 것이 07년 가을..
매해 조금씩 섬기는 것의 난이도가 거부할 수 없을 정도만 올라갔다.
그리고 이번에는 심지어 내 시간이 많기까지 해부렸다.
하나님의 절묘함과 치밀함을 준비기간 동안 많이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된 듯.

김현회 목사님께서 전하여주신 말씀은 가히 최고였다.
복음에 나타난 하나님의 의. 가 이렇게 이해하기 쉽게 언어로 표현되는 것일 줄이야.
로마서를 본문으로 한 말씀이었던지라 우리가 다룬 본문도 종종 나오곤 했는데..
'컥. 저런 깊은 뜻이...' 와 '휴 이건 맞게 전했던 것 같다' 라는
두 의견이 그룹을 인도하는 사람들에겐 왔다 갔다 한 시간이지 않았을까? ㅎㅎ

조...는 새로웠다. 조장이 매우 희귀한 케이스의 분이라 그런지.
솔직히 얘기하면 오랜만에 꽤 좋았다고 말할 수도 있을지도.
사실 오랫동안 KBS수양회에서의 조모임이 내게 수양회의 중심이 되지 않은지는 꽤 오래 됐는데
문제는 순수히 조의 issue 30%, 고쳐먹지 못한 나의 attitude 탓 70% 정도?
문제는 아는데 해결방안은 계속해서 찾아보는 과정에 있는 중..

신앙생활이라 감히 부를 수 있는 나의 10년이란 시간 동안
내가 죄인임을 가장 진실하게 고백할 수 있는 시간이었고
그랬기 때문에 그 분의 의(義)가 더 감사하고 고귀하게 느껴졌다.

무엇보다 너무나도 뵙고싶었던 얼굴을 많이 볼 수 있었다는 점이 너무나도 좋았다.
그리고 각 조장님들이 열심히 섬겨주고 계심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기뻤다.

나누자면 한도 끝도 없겠지만...
뒤돌아봤을 때, 그래도 기억에 남을 수양회가 아닐까 싶다.




for my own rec....
2006 - 1번 (가을)
2007 - 2번 (봄, 가을)
2008 - 3번 (봄, 간사,가을)
2009 - 3번 (봄, 간코, 가을)
2010 - 4번 (간사, 봄, 간코,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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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안나산에 간 것이 11번. 집처럼 느껴질 만도 하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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