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 the life

from survival diary 2010. 4. 4. 13:47

봄이다.

올해의 캠퍼스에는 수선화를 심어 하얗고 노란 수선화가 가득하다.
길 모퉁이 나무들은 목련을 머금고 길 바닥에는 민들레가 얼굴을 드내민다.
그렇지만 역시 DC를 대표하는 꽃은 아이러니하게도 벚꽃이다.

계절 중에서도 특히 봄을 많이 타는 나는
비 온 이후 하늘이 개고 모든 꽃들을 피어내며 
낮에는 섭시25도를 찍는 이곳의 날씨로 인해
반 미쳐갔다 (...ing)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틀 연속으로 벚꽃 구경을 가고 셋째날인 오늘은 불꽃놀이까지 보러갔다.
덕분에 이것을 쓰고있는 지금도 사실은 지쳐 미칠 지경이다.


봄 기운은 "살고싶지 않다" 라는 나의 입버릇을 한 순간에 "살고싶다"로 바꿔버렸다. 
하지만 그것은 봄 혼자만의 작품은 아니라는 것.

살고싶은 소망. 
제대로 살고싶은 소망.
제대로 살 수 있는 힘.
 
적어도 내게 있어 그 힘의 원천은 두말할 것 없이 그 분 이기때문.

우리는 우리가 살아가는 일생 중에서 도대체 몇번이나 삶을 허락받고있는가.
뜻을 담아 창조된 우리는 이것을 얼마나 많이 내던지려 하며 살아갈까.

삶이 주어진 자로써의 엄숙한 책임감이 봄바람과 함께 스쳤다.

그리고 어쩌면, 이런 고민은 오늘 아침에 듣게 된
어린 생명을 향한 간절한 기도제목으로 인하여 더 극화되었을지도 모른다.


아직은 조금만 더, 이 생명력 넘치는 봄기운에 그저 취한채 있고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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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상

from hur cosmos 2010. 3. 9. 14:33

1.
2주동안 롤러코스터를 참 많이 탔다.
그리고 이제서야 정말로 감정이 많이 잠잠해졌다..
아 여기까지 오는데 도대체 얼마나 많이 울었던가.
옳은 말 듣기도 지겹도 내가 왜 힘든지 설명하기도 귀찮았는데
그것마저도 이제는 다 도가 트여진 기분이다. 아이 후련해라.

주일날 속모임이라 쓰고 원투원이었다라고 읽는 소영언니와의 대화가 인상적이었다.
만일 지금 당장 내가 하나님을 맞이할 수 있다면 무슨 말을 할 것이냐..
영주권? 나의 job? etc..
그 질문에 내가 한 답은 다름 아닌 재림이었다.

답은 holy하게 들리지만 그 intention은...
'사는 게 너무 귀찮은데 나만 죽으면 억울하니까 재림'

나는 정말이지 내 자신이 별로 감당이 되질 않는다.


2.
일본어문학 수업에서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이야기를 읽고있다.
라쇼몬으로 유명한 그의 철학은 진실은 주관적인 것- 이다.
근데 영어 수업에서는 Truth vs. Fact 라고 디스커션이 이어지니
내 머리는 진실이 아니라 "진리"가 자리를 차지하여
truth can be changing depending on blah blah 하는 이야기를 도저히 따라가질 못했다.

종교적 개념을 배제하고 생각을 하려고 했는데 도저히 무리 OTL
지난주 요18의 What is truth? / Quid est veritas? 의 타격이 너무 크다...

지나치게 철학적으로 이어지는 대화 속에서 오늘의 마지막 히트는
Logos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는 것이다.
오 주여..


3.
오늘 짐 정리를 하다가 손에 들고있던 상자를 놓쳐버리는 바람에
몸의 중심을 잃고 머리를 맨 벽에 부딪쳤다.
정말 아ㅡ무것도 없는 벽에 정면으로 박치기를 했다.

그 상황이 너무 코미디 같아서 한참을 웃어댔는데
수영이가 실성하지 말라며 어름팩을 가져다 주었다.

그리고 오랜만에 마빡에 혹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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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over justice

from careless whisper 2010. 3. 5. 15:38


사소하지만 중요한 깨달음.


나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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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

from hur cosmos 2010. 2. 28. 15:59

요새 잠이 드는 것이 쉽지가 않다.
나야 원래 뭐 그닥 규칙적인 생활을 하지 않아서
정해진 시간이라기보다 그날그날 졸릴때, 즉 방전됐을때 자기 일수인데
이번/지난 한 주는 그게 피크에 다달았고
지금도 자려고 누웠다가 전원까지 껐던 랩탑을 다시 켜 이러고 있다..

잠이 오지 않는 이유야 불규칙한 생활이 첫째긴 하나
잠이 들기 전 그 캄캄하고 고요한 시간에
밀려오는 수만가지 생각들과 감정들에
아무래도 너무 눌리고, 또 쫓기고 있는 것 같다.

내 자신에게 사고할 틈을 허락하지 않으며
끊임없이 무언가에 노출시켜야만 했고
그 타겟은 올림픽, 특히 연아퀸이 당첨되었지.

여튼, 이사를 95% 맞추고 수영이네서 보내는 첫날 밤.
오늘도 나는 그 네거티브 포스에 지지 않기 위한 몸부림을 친다.

하지만 오늘은 살짝 예외.
나의 보금자리를 정식으로 떠난 날이니까..

다시한번 되새기기.
나는 이방인이다, 나그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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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laration of Dependence

from hur cosmos 2010. 2. 26. 09:46

라는 제목의 앨범을 구하고 있는데 잘 구해지질 않는다.
최근 부쩍이나 자주 떠오르는 저 표현, 의존 선언.

아마도 이건 우리가 그분 앞에서 해야하는 것.

이정도면 참 장하다 할 정도로 꽤나 독립적으로 자란 나로써는
의존이라는 것은 늘 양면성이 존재하고, 애매하고, 뭐 그런 거다. 잘 모르겠는.. 그런거.
내가 독립적이라는 사실에 나름의 긍지를 가지고 있기는 하나
내가 의존화된다는 것이 특별히 자존심 상하다거나 뭐 그렇진 않다.

단지 내가 정말로 혐오하는 건
그런 의존의 문제에 부딪칠때마다 깨닫게 되는 무력함, 무능함.

이삿짐을 싸고있는데
앞으로 경험할 불편함을 떠올리자니 참 막막하다.

그럴때마다 나는 이방인이다. 나는 나그네이다.
라는 어쭙잖은 말로 자신을 위로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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