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로써의 죄

from careless whisper 2010. 5. 22. 14:55


결국 부모의 과오와 죄의 댓가는
어쩔 수 없이 자식에게까지 이어지기 마련이다.

나의 세대에서 그 상처를 끊는 것 따위
이론상으로만 가능한 말... 인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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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from survival diary 2010. 5. 18. 00:15

풍경의 아름다음따위 기억나지 않는다.
단지 그 풍경을 보며 아름답다 탄성을 지른 사실만이 기억날 뿐.

그와 같이, 그때의 기쁨따위 기억나지 않는다.
단지 그때는 참 즐거워했었지 라는 사실만이 가슴에 남아
그 사실을 기억해낼 뿐이다.

이것은 보편적인 인간의 특징이다 라고 말하고싶지만
나의 개인적인 이야기 라고 해두자.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다. 아니, 적어도 는.
그렇기때문에 나에게는 쉴 새 없이, 그리고 끊임 없이
"사건"과 "경험"이 필요한 것이다.

그때의 그 순간의 감정과 감상이 잊혀져도
새로운 밀물로 인하여 계속해서 채워질터니.

고작 하루 거른 금요일과 주일인데 나는 이렇게나 목이 마르다.
손 뻗으면 마실 수 있는 물을 그저 멍하니 처다보고 있기만 한다.

당신은 여전한데
나는 여전하긴 커녕, 예전만도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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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쁜 날의 푸념

from hur cosmos 2010. 5. 15. 13:52

기다리고 기다리던(?) 졸업식 날이었다.
전체 Commencement는 주일에 있기는 하나 
호명이 되는 과별 졸업식이었으므로 사실 개인적인 의미를 두기에 더 좋은 날.
하루종일 scattered t-storm일거라는 예보와는 달리
다행히도 낮에는 계속 날이 쨍쨍했다.

오랜만에 만나는, 평상시에 사진 같이 찍을 일이 없는, etc 스러운
친구들과 함께 이 기회다 사진도 많이 찍고...
무엇보다 사랑하는 부모님과 guest 몇 덕에 정말 기쁜 날이었다.

그러나 아까 낮에까지만 해도 덜 느꼈던 회의가 밤이 되니 밀려온다.

4년전 치룬 고등학교 졸업식에 비해 기쁘지 못할 이유는 수두룩 하다.
가장 뻔한 것은 그 때는 "대학"이라는 뚜렷한 next stop이 확정되어있었으나
지금은 당장 다음 역이 어디가 될지 알 수 없는, 한마디로 취업의 불안의 존재.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서로 함께 졸업을 축하하고 싶은 사람들이, 꼭 같은 학년 같은 과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특히나 우리 학년 우리과에 한국사람이 많지 않았던 가운데 나를 포함 세명이 함께 참석했는데
그 중 하나가 정말 말같지 않은 이유로 사이가 좀 틀어진 후,
표면상으로는 덜 그럴 수 있으나 무지무지무지 어색하고 불편한 사람이라...
아 정말 정신적 소모가 장난 아니었다.

내 대학생활 4년을 뒤돌아보며 김대중 전 대통령처럼
"내가 살어온 길에 미흡한 점은 있으나 후회는 없다" 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음 좋으련만
후회 실수 미련 투성이라 참 괴롭다.
물론 내 마음이 아직 완전히 포기하지 못하는 많은 것들 대신
나는 가장 중요한 깨달음을 얻었고, 소수의 바꿀 수 없는 인연들을 만났다.
단지 그런 식으로 인위적으로 정당화를 하며 내 자신을 위로해야되는 것이 
너무 괴로워서 그렇지.. 반복해야하기도 하고.

두번째 푸념은 바로 내일 있을 S언니와 Y오빠의 결혼식이다.
작년 J언니 결혼식을 시작으로 교회에서 올리는 결혼식 준비를 여러번 도와봤지만
리허설/디너까지 참석하게 된 건 처음이라 사실 많이 떨렸다.

근데.. 두번 정도 반복되는 리.허.설 임에도 불과하고
자꾸 눈물이 날 것 같아 좀 그랬다.

정말 요만큼의 빈말도 없이 내가 너무 축복하는 커플이고 사랑하는 사람 둘
아 이제 정말 드ㅡ디어 결혼을 해주는구나! 싶은 쌍임에도 불과하고
마치 친언니 시집 보내는 것 같은 섭섭함이 엄습한다.

그리고 사실 결혼식에 갈때마다 감상적이 되버리는 것은
다름 아닌, 나의 "친 부모님"을 떠올리게 되서 인 것 같다.

내일은 웬만하면 울고싶지 않은데...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

이렇게 기쁜 경사가 겹겹이 일어나고 있으나
나는 계속 푸념질이다.


PS.
손글씨로 일기에 쓰고싶었으나 도저히 쓸 힘이 안남아
이렇게라도 꼭 기록해야될 정도의 일 하나.

정말 말하는 목소리 만으로 이렇게 두근거리게 만드는 사람이 있을줄이야 =ㅁ=
보통은 목소리에 다른 요소들이 더해져서 가슴이 뛰기 마련인데...
(물론 어쩌면 내가 자각하지 못하는 다른 요소가 있을 수도 있지만)

목소리만으로도 나긋나긋해서 나도 모르게 눈을 감게 되는데 (변태같지만)
어째서 말끝마다 fade out이 들어가는거지?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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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hur cosmos 2010. 5. 3. 10:48

나는 사실 글 쓰는 것을 상당히 좋아하는 편이다.
물론 대화하는 상대에 따라 그 표현과 강도를 바꾸기는 하겠다만 말이다.

하지만 그것은 내가 과제와 논문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과는
그닥 상관이 없다. 아니 사실 전혀 무관하다고 해도 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내가 좋아하는 "글쓰기"는 학구적인 것하고는 멀고도 먼
자기만족이라는 이유에 90% 이상의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나머지 10% 이하는 과시욕이다, to be honest...ㅎㅎ

조금 더 파고들어보자면 나는 표면상에 들어나는 사실들에 대해 쓰는 건 관심 없다.
즉 역사속에서 수없이 반복된 사건들을 바탕으로 세운 "공식"과 "이론"이라는
렌즈로 사물을 바라보아 재해석하고, 새로운 추측으로까지 이어나가는 짓....
에는 그닥 관심이 없다.

다른 분야에서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가 공부한 정치 분야에서 요구하는 글 쓰기는 그런 형식을 띄운다.

내가 가장 글을 쓰고싶어지는 순간을 두가지로 나눈다면 그것은
1. 무언가를 감상한 직 후
2. 어느 고조된 감정을 느낀 직후 이다.
다른 말로 말해 감상문과 일기 라고 할 수도 있겠다.

보면 나는 사람 속에서 배회하는 추상적인 개념들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그 형체 없는 것들을 형용해내는데서 묘한 쾌감을 느끼곤 한다.

(그런 맥락에서 내가 인도하는 성경공부는 내게 오락과 같은 역할을 하기도 하는 것 같다.
말씀이란 logos를 우리가 알아먹을 수 있는 언어라는 도구로 표현된 것이라 할 수 있는데
그럼에도 불과하고 워낙에 추상적인지라, 그 본질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형체없는 것을 만지려는 우리의 발버둥이 필수적이다. 
내가 그렇게 묵상하고 삶으로 경험하려는 말씀을 재-형용하는 건 매우 어렵지만 재미있는 일이다. 
그렇지만 오락이라 표현했다고 해서 결코 그것을 주 목적으로 두어 하는 것은 아니다. 네버)

하지만 그러기 위한 표현력과 어휘력이 턱없이 부족하기에
나는 말을 억지로 꾸며야하고, 그 결과 아주 쪼금 있어보일 수는 있으나
독해하기 쉽지만은 않은 문장들만 탄생하곤 한다.

대학 학부 마지막 학기를 [일본]문학 수업으로 마감했는데 그 덕에
나의 문학을 향한 숨겨진 욕망같은 것이 꿈틀거리는 게 느껴졌다.
읽는 것을 좋아한다 쳐도 꽤나 편식을 하는지라 그리 당당히 말하기 부끄럽지만
그래도 기회가 되었더라면 순수하게 문학을 공부해보고싶었을텐데 싶기도 하다.
물론 이건 나의 커리어를 위해 하는 말은 아니기때문에 앞으로라도 할 수 있을거라 믿고싶지만.

비록 수업을 딱 하나만 수강하며 학기 내내 날라리 학생, 혹은 반 학생 반 백조의 생활을 했고
기말고사 기간임에도 불과하고 긴장감이 눈꼽만큼도 없이 편하게 지내고는 있지만...
소설(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의 장르이다)을 읽고싶은 욕구가 솟는 건 나의 전형적 학기말 증세이다.

드디어 1Q84를 읽기 시작했다. 두근거려.
그리고 글을 더 잘 쓰고싶다. 간결하지만 있어보이는 그런 글.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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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 not of wasted affection

from very moment 2010. 5. 1. 14:55


Talk not of wasted affection, affection was never wasted;
If it enrich not the heart of another, its waters returning
Back to their springs, like the rain shall fill them full of refreshment;
That which the fountain sends forth returns again to the fountain.
 
헛된 사랑이었다고 말하지 말라. 사랑은 결코 낭비되지 않았다.
비록 그것이 상대방의 마음을 윤택하게 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그것은 빗물과 같이 다시 그들의 생으로 돌아와 새로움으로 채워진다.
 
- Henry W. Longfellow
Evangeline, Part ii.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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