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맞이하는 대가는 어째서 이리도 혹독한가?


1.

피겨 시즌이 세계선수권과 함께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그리고 그 마지막은 우리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연느가 아름답게 장식해주었다. 그녀가 우승을 할 거라는 당연한 믿음과는 별개로, 사실 좀 많이 긴장이 된 시청자가 여기있다(...) 월챔이니까(...) 시간이 쬐끔 지나고 해외 중계 영상이 잔뜩 올라온 현재, 나는 또 그때의 감동을 되새기며 혼자 흐뭇해하며 언제 무슨 걱정을 했냐는등 즐기고있지만. 이번 연느의 경기를를 통해서 나는 몇가지를 확인을 할 수 있었다. (예수님, XXX목사님, YYY장로님, ZZZ집사님같은 예를 제외하고) 어쩌면 그녀는 내가 유일하게 자신있게 "존경합니다!"라 할 수 있는 public figure일 거라는 것. 그리고 그녀의 경기영상은 나의 우울에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는 준다는 것? 그나저나 내 러시아 룸메가 이야기하기를, 소치는 야자나무가 자랄 정도로 따듯한 러시안 휴양지라는데... 뭥미?



2.

3월 25일 오늘부로 MBC FM라디오개편. 일년에 두번 있는 개편이지만 있을 때 할 때마다 심장이 철렁거리는 일이 하나씩은 터지는 것 같다. 소위 말하는 "기다리고 있던 개편!"은 몇년에 한번 있을까말까고. 프로그램 폐지 밑 이동, DJ 하차 밑 변경, 제작진 하차 밑 변경 등등이 주를 이루는 MBC의 FM라디오 개편은 나에게 있어 가슴 아픈 개편과, 억수로 슬픈 개편 이렇게 두개로 나뉘는 것 같다. 재처리 OUT이라는 결과를 정말 긴긴 세월 끝에 얻어냈다만, 이미 그가 들어오기전의 아름다운 모습은 온대간대 없으며, 파업기간 높으신 분들의 심기를 건드렸을 수도 있는 아주 쬐끄만한 방송이 결국 폐지되었다.



3.

아팠다. 성실히 나가는 모임을 내가 웬일로 땡땡이를 친 벌인가 -_-? 꾀병이 진짜 병이 되어 하루만에 돌아왔다. 교회를 가지 못할 정도로 아프기는 또 오랜만. 근데 하필 그날 오랜만에 김목사님 설교였다 그러긔.. 크엉. 여튼 몸 가누기도 힘들 정도로 아픈 날이 하루쯤은 있어야지 내게 봄은 허락되나보다 싶다. 근데 아팠던 것보다 더 황당한 건, 완쾌되지 않은 몸을 이끌고 꾸역꾸역 월요일 아침에 눈 뜨자마자 출근해야지ㅜㅜㅜ 눈물을 흘리며 본 풍경은.......



4.


이거니까??? 그렇지만 나는 정시 출근 했긔 ;) 뭐 저만만큼 쌓었어도 결국 따듯해서 몇시간만에 녹았으니까... 그렇지만 벚꽃은??? 벚꽃은????? 우리는 지금 하늘하늘 핑크빛 벚꽃이 만개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5.

회사에 입고 간 바지 (난 큐롯이라고 부르겠음)이 짧다고 경고먹었다. 아니 내가 한두번 입은 옷도 아닌데? 심지어 학창시절에 단 한번도 옷 단속을 당할 일이 없던 (교복이 없던 탓도 있고, 조신히 입고 다닌 덕분도 있고) 이 내가 직장 생활을 시작하고나서 이런 단속을 받네. 맹세코 이야기하지만 나보다 심한 언니들이 훨 많다 이 곳엔ㅋ




허튼 일상 잡소리를 늘어놓았지만, 여튼 봄은 쉽게 와주지 않는 것 같다. 생명이 잉태되는 계절은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은 것인가? 그만큼 에너지도 많이 필요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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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풀나기, 봄이다!

from very moment 2013. 3. 21. 02:49




잔풀나기, 봄이다!

 

봄 을 맞을 때마다 내 나이와 나 사는 모습은 달라지지만 봄을 쓸어안는 기쁨과 봄꽃을 해후하는 설렘은 그대로다. 매년 같은 봄을 맞아도 전혀 질리지 않는 그 매력은 "4, 5월을 내게 주라. 그러면 나머지 모든 달을 네게 주리라"는 스페인 속담이 허풍이 아님을 알게 한다.

 

조선 초기의 정도전이 "봄이란 봄의 출생이며, 여름이란 봄의 성장이며, 가을이란 봄의 성숙이며, 겨울이란 봄의 수장(收藏)"이라고 간파한 것처럼, 사계란 실상 봄의 일생이 아니던가.

 

 

「밀월일기」 by 박총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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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날짜를 바꾸게 되었다. 아니 아직 바뀐 건 아니지만 그리 될 것 같다. 그리고 이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듣고 멘붕을 겪은 나는 감정적으로 진정하는데만 36시간 이상이 걸렸다. 마음이 가라앉고 이성을 되찾고 나니 내가 겪은 엄청난 무드스윙에 언제나처럼 한없이 부끄러워지지만 "soo! don't be embarrassed. what you are doing is difficult." 라는 메일 글귀에 나를 또 한번 진정시켜본다.


이번 일(?)로 인하여 내가 설치해놓고다니는 자기방어벽을 오랜만에 엿볼 수 있었다.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 위하여 확인과 인증을 거듭 거듭 거듭 했었다. "정말로요? 정말 이 날 해도 괜찮아요? 정말 정말로요? 요러요러한 단점이 있는데요?" 그치만 결국에는 우려하던 일이 일어나버렸다. 그로 인해 무너진 나의 자기방어의 벽은 어찌나 나를 속수무책으로 괴물화 시키던지. (결코 그날이 정월대보름이었어서가 아니다) 최고의 방어는 공격이라 했던가? 굳이 거창하게 국제관계학에서 현실주의(realism)라는 컨셉을 내놓지 않아도, 나를 보니 이것은 연약한 존재가 취하는 본능적 자세인갑디.


'감정적이다'라는 형용사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고 믿어왔다. 첫째는 감정 기복이 큰 것. 둘째로는 쉽게 그 감정을 일으키는 것. 두 번째 정의는 어쩌면 예민, 민감등에 더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예민하다'는 것에는 또 두 가지 차원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첫째는 말 그대로 잘, 더 쉽게 무언가에 반응하는 것. 둘째로는 일일이 모든 것에 반응하는 것 -_-;


어떤 정의와 차원과 측면을 갖다 내세우든간에 나는 감정적이고 예민한 사람이다. 보편의 기준을 어따 둬야할지는 모르겠으나 남들보다 맘고생을 사서 하는 것 같다. 문제는 나 혼자 겪으면 될 그 피곤을 최측근에게 보너스까지 더해서 전이시켜버린다는 점? 행복을 나누면 배가 되고 고통을 나누면 반으로 줄지요^^ 라는 캐치프레이즈는 진리가 아니었다. 


하나 그래도 다행인건 요 몇주 며칠 새 미친 듯이 우물파며 우울의 나락에서 취해있던 나의 현실감각이 조금 살아난 것? 내 딴엔 나는 현실적인 사람이라며 고집을 피워보지만, 진짜 현실적인 고민을 할 때와 우물 속에 있을 때의 괴리가 꽤 크다는 것을 비로서 조금씩 인정해본다. 성장과 성화의 과정은 멀고도 험하다.




# a day i was saved from a great piece of music as well

# spotify ft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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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pless

from careless whisper 2013. 2. 26. 01:04

구원의 도리가 없다 나란 인간은. 그릇이 안되는 이가 자기 cap보다 큰 일을 맞이하려고 하니 일이 꼬이는 수 밖에. 지 주제를 알면 닥치고 죽어야 하는데 내가 믿는 신은 그런 그지같은 나조차도 사랑해주는게 은혜란다. 누가 언제 구해달랬나. 참으로 일방적이고 폭력적이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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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이혼 6화

from very moment 2013. 2. 24. 11:20




하마사키씨 옛날에 그런 이야기 했었죠?


네?

사람이 일일이 잘 지내는지 어떤지 물어보는 사람이 귀찮다고. 잘 못지내는게 "보통" 상태인 인간도 있다고. 마침 딱 잘 지내지 못하고있는데, 잘 지내는게 당연한 것 마냥 물어보지말라고. 옛날에 그렇게 말씀하셨죠? 

기억은 안나지만, 제가 말할 법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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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 3년차, 학부 3학년이 되었을 때, 나도 이제 이 나라를 언제 떠날지 모르니 미국에 있는 동안 다녀올 수 있는 공연은 최대한 많이 다니자! 며 이치고이치에 정신을 투철히 지키기 시작했다. 그렇게 경제상황과 여건이 닿는데로 다니다보니 어느새 나는 이 동네에 꽤나 정착을 해버렸긔... ?! 나름 내 주변에서는 문화인으로 통하는 것 같기도 아닌 것 같기도.


여튼 그런 내게도 손에 땀을 쥐게끔 만드는 아티스트들이 있다. 바로 유로피안들. 보통은 그래도 내가 알 만한 유로피안이라면 음반 하나 내고, 대~충 유럽 대륙좀 뛰고 나면 미국도 오기 마련인데, 이 분은 2007년 이후에 무려 정규앨범을 두 장이나 더 냈음에도 불구하고 디씨에서는 공연을 하지 않았다. (아마) 공식 미국 투어도 없었고. 아니 공식 미국 투어가 아닌 이상 디씨 올 일은 없지만 보통은-_-;; 그렇지만 고사이 내한은 세 번이나 하는..... orz


여튼, 어제 공식 사이트들을 통하여 우리에게 선사해준 발렌타인 선물은 바로 그런 그의 내미(來美) 소식.

5년의 염원 끝에 올 봄 드디어 볼 수 있게 되었다♡♡♡ 그것도 굉장히 아담한 공연장에서 *-_-*

올스탠딩 공연은 오랜만이라 체력을 좀 키워야 하겠지만 이쯤이야.


(pre-sale 티켓팅을 무사히 성공한 것으로 데미안 라이스의 내한 (또....orz)에 대한 상실감을 위로해야지.

이 오빠는 새 음반도 안내니 미국 올 일도 읎어. 근데 또 해외 패스티벌은 가끔 다녀. 힁.

내가 아무리 the Script 공연을 두 번씩이나 가고, Lisa Hannigan을 여러 번 보려고 했어도,

나의 페이보릿 아이리쉬는 당신인데 말이야..)


하여튼, 오랜만에 똘끼충만한 공연이 되겠구나!

그를 만날 때 쯤이면 나의 positive energy가 이미 많이 충전되어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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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애해주세요

from careless whisper 2013. 2. 15. 13:53

난 늘 비교급의 상태에서, 누군가와의 어떤 경쟁을 통해야지만, 

그런 상대적인 맥락 안에서 우월한 상태에 있어야지만 만족을 얻고, 내 가치를 인정했던 것 같다.


그래서말야,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이 허바리새때문에 지금 또 오랜만에 힘들다.


아 진짜 나좀 편애해주시면 안되나. 
네가 쟤보단 낫다 해주시면 안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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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re's a bluebird in my heart that
wants to get out
but I'm too tough for him,
I say, stay in there, I'm not going
to let anybody see
you.
there's a bluebird in my heart that
wants to get out
but I pour whiskey on him and inhale
cigarette smoke
and the whores and the bartenders
and the grocery clerks
never know that
he's
in there.

there's a bluebird in my heart that
wants to get out
but I'm too tough for him,
I say,
stay down, do you want to mess
me up?
you want to screw up the
works?
you want to blow my book sales in
Europe?
there's a bluebird in my heart that
wants to get out
but I'm too clever, I only let him out
at night sometimes
when everybody's asleep.
I say, I know that you're there,
so don't be
sad.
then I put him back,
but he's singing a little
in there, I haven't quite let him
die
and we sleep together like
that
with our
secret pact
and it's nice enough to
make a man
weep, but I don't
weep, do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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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차 + 감기 크리에 청소는 커녕 unpacking 마저도 못하고 있지만, 전기장판을 켠 침대 위에서 새 카메라랑 친해지는 중. 테크놀러지는 위대해 라며 입을 다물지 못하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도시촌년이다. 따지고보면 그렇게 기계치도 아니것만 스마트폰 입문도 카메라 입문도 상대적으로 늦었지 않았나 싶다. 한번 익숙해지면 괜찮지만 어찌됐건 overwhelming step들이긴 했다. 여전히 그렇고..


지금 현재 시차로 이상한 새벽시간에 눈이 떠버린 나는.. 정말로 비가 오는 소리를 창가 넘어 듣고있다. 비가 오는 밤 잠 못 들면 이런 기분이구나 싶네. 그나저나 뮤비를 제대로 보는 건 거의 처음인 아래 뮤비. 노골적인 90년대 냄새에 촌스러움을 넘어서 귀염까지 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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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 방문

from hur cosmos 2013. 1. 11. 00:55

12월 중순무렵부터 작동을 멈춰있던 나의 "정신"이, 이제야 조금씩 작동을 하는 것 같다. task after task인데다 시간에 쫓길 수 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 조금 천천히 시간을 갖고 무언가를 "사고" 하지를 못했다. 하지를 않았다고도 할 수 있지만.


'12-13 동북(ㅋㅋㅋ)아시아 방문기의 주 목적은 달성을 했다. 아마도 꽤나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렇지만 무사히 끝냈다는 안도감과 성취감은 온데간데없고 나는 또 구멍과 틈을 묵상하는데 급급했다. 


그렇지만 기대했던, 혹은 예상치 못했던 사람들을 통해서.. 내가 기대한 것 이상의 inspiration을 받은 것 같다. 이제야 비로소 내가 그토록 갖고싶던 quality time들을 통해 지난 열흘간 있던 다섯 번의 고단한 비행이 보상을 받고 있는 느낌? 거기에 내가 정말 아끼는 사람들의 좋은 소식이 더해지니 금상첨화이다.


그중 내 눈에 띄인 한 현상은 결혼/결혼생활이라는 것을 향한 우려감과 기대감이 동시에 증폭되고 있다는 점? 지금 내가 느끼고 생각하고 있는 수많은 것들이, 미국에 돌아가고 나서도 나를 자극시켜줬음 하는 바람이다. 실천으로 옮겨질 만큼...ㅋㅋ


말씀을 보고싶어지는 마음, 기도가 하고싶어지는 마음, 좋은 관계를 이어가고픈 마음이 마구마구 생기는 건 참으로 고맙다. 한 동안은 저것조차 들질 않아 힘든 연말을 보냈다. 언제부턴가 의무감으로도 움직여지지 않는 내 몸이 참으로 무거웠다. 아무리 의무감<<<필로 작동되는 나이지만, 나는 꽤 진지한데 주변은 자꾸만 어깨 힘을 좀 빼고 나를 그만 놓아주라고들 하시니 것 참..


서울 날씨는 발가락이 떨어져나갈만큼 춥고, 내 감기는 떨어질 줄을 모르고 있고, 회사 돌아가면 또 어떤 뺑뺑이를 당할지 알 수 없지만, 그래도 감사하다. 나도 가끔은 이런 밝은 기운이 감도는 때를 기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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